"엔비디아 꺾이자 테슬라 픽"…나스닥 제친 액티브 ETF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커질수록 테슬라 비중을 높였죠.”(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
펀드매니저가 종목 비중을 조절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낸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를 웃도는 성적을 내자 “액티브 ETF 장점인 위기 대처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테슬라 비중 조절로 수익↑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 ETF의 올해 수익률은 83.4%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31.7%)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팰런티어 리게티컴퓨팅 아이온큐 등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ETF의 수익률도 84.2%로 나스닥지수보다 월등히 나은 성적을 거뒀다.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 ETF의 올해 수익률(64%) 역시 비교 지수인 S&P500지수(25.2%) 대비 38.8%포인트 높았다.
이들 ETF는 시장 상황에 맞춰 수시로 구성 종목을 교체하거나 비중을 조절하는 등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남의 본부장은 “상반기에는 시장을 주도하는 AI 열풍에 맞춰 엔비디아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에 맞춰 테슬라와 암호화폐 관련주 비중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액티브 ETF가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의 올해 수익률은 14.3%다. 같은 기간 헬스케어 패시브 ETF ‘KODEX 바이오’가 8.7% 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지난해 8월 국내 출시됐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펀드매니저들이 AI 시대 기술 융합으로 고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올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알테오젠(11.4%)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어 리가켐바이오(11.2%) 삼성바이오로직스(10.8%) 셀트리온(7.7%) 파마리서치(5.1%) 등을 편입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바이오 업체는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 다른 산업군보다 액티브 전략이 유효하다”며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밸류업 ETF도 주목다만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밸류업 ETF는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의 성과 차이가 미미하다. ‘KODEX 코리아밸류업’ ‘TIGER 코리아밸류업’ 등은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밸류업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이고,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와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액티브 ETF로 분류된다.
지난달 4일 상장 이후 현재까지 이들 액티브 ETF의 성적표는 각각 -5.1%, -3.2%로 KODEX 코리아밸류업(-4.8%)과 큰 차이가 없다. 민 대표는 “최근 정치적 혼란으로 밸류업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관련 ETF가 부진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환원 강화라는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액티브 ETF는 2020년 7월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허용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순자산 규모가 2020년 말 약 2조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약 38조원으로 19배 이상 급증했다.
최만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