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기업만 보고서 집중…애널 늘어도 분석종목 줄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이 담당하는 종목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이 높으면서 동시에 기관 영업에 유리한 대형주 위주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따른 영향이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올해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는 1만6376건이다. 2023년 1만8404건에서 지난해 2만421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커버 종목은 2023년 1097개, 지난해 1076개, 올해 991개로 감소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958개)과 코스닥시장(1798개) 전체 상장 종목이 2756개인 점을 고려하면 커버 종목 비중이 35.95%에 불과한 셈이다. 최근 국내 등록된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흐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1112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3.44%(37명) 증가했다.
커버 종목이 줄어드는 것은 시장 영향력이 큰 종목 위주로 보고서가 발간되는 경향이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인력이 많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 읽히는 주요 종목 위주로 보고서를 낸다”며 “영업부서와의 시너지를 고려하다 보면 종목이 편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애널리스트가 가장 많은 곳은 NH투자증권(119명)이다. 삼성증권(71명)과 신한투자증권(68명) 등 대형사를 제외하면 부국증권(5명), 유화증권(3명), 토스증권(3명), 리딩투자증권(2명) 등은 대부분 2~5명에 그친다.
‘고객사 눈치 보기’ 등을 이유로 부정적 의견을 내기 어려운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의견 ‘매도·비중축소’ 보고서는 2023년 17건에서 2024년 9건, 올해 상반기 5건, 하반기는 1건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기업 탐방 시 제공되는 자료는 물론 말투, 뉘앙스 등 비공식적 요소도 중요하다”며 “기업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이런 정보 접근이 제한될 수 있어 부정적으로 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