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뛰자 또 유증 급증…작년 두 배 달해
주식시장 강세에 힘입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상장사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에 나온 예정 공모금액만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7~9월에 모두 20개 상장사가 1조8306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 15곳 7990억원과 비교해 자금 조달 규모가 129% 급증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 행진을 거듭한 이달에만 9개 기업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자동차 부품 기업 한온시스템(9000억원)과 강관을 만드는 KBI동양철관(500억원)이 대규모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기업 노을(350억원)·아이진(321억원)·신테카바이오(323억원), 반도체 제조 기계업체 레이저쎌(93억원) 등이 자금조달 계획을 알렸다.
최근 증시 호조가 기업의 과감한 유상증자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분석이다. 주가가 높을 때 유상증자를 하면 같은 금액을 조달하더라도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을은 지난달 초 1800원대로 떨어졌던 주가가 2000원대 후반으로 오르자 발행주식총수의 38.8%에 달하는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KBI동양철관도 주가가 올초 1000원대에서 2000원대 후반으로 오른 뒤 증자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공모자금 전액을 원자재 구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상반기에 증자를 실시한 기업들의 안정적인 주가 흐름도 증자 결정을 도왔다. 일반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투자자 사이에서 주주가치를 희석하는 악재로 여겨져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2차전지 소재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1조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결의한 지난 5월 13일부터 수일간 떨어지다가 최근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4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LS마린솔루션 주가는 발표 직전보다 20% 비싼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유동성도 풍부해 다수 상장사 관점에서 유상증자가 차입 등 다른 자금 조달 선택지보다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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