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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PER 8.44배…"역사적 저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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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중·단기적으로는 탄핵 이슈 등 각종 대내외 변수 때문에 혼란이 불가피하지만, 내년 한 해를 가늠해보면 평년보다 더 많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 ‘역대급 저평가’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8.44배다. 이 수치는 2010년부터 집계되기 시작했는데 연말 기준으론 최근이 가장 낮다. 내년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현재 코스피지수가 가장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집계 기간 중 이 수치가 8배 수준으로 떨어진 적은 두 차례 있었다. 2011년 말 코스피지수의 12M PER은 8.75배였고, 2018년 말에는 8.51배였다. 그 이듬해인 2012년과 2019년에 코스피지수는 각각 9.38%, 7.67% 상승했다. 모두 코스피지수의 연도별 평균 상승률(3.11%)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건 “반도체 경기가 이미 꺾였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비관론이 확산했고, 각종 대내외 위험(리스크)까지 불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수출주들이 약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 3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국내 기업의 신인도와 원·달러 환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전문가들 “내년에 기회 올 것”

일부 전문가는 “각종 악재를 감안해도 12M PER이 8배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지나친 저평가”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김유성 더제이자산운용 전무는 “과거 사례를 보면 12M PER이 9배 이하로 내려갔을 때는 투자 성공 확률이 매우 높았다”며 “지금은 한국 증시에서 떠날 때가 아니라 오히려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낙폭 과대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내년 코스피지수 범위는 2330~2930선이다. 중간값인 2630까지 코스피지수가 높아진다고 가정할 때 최근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은 8.31%다. 이 수치는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집계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연 2.744%)보다 5.57%포인트 높다. 김 전무는 “과거 사례를 보면 일드갭(주식과 채권의 기대 수익률 차이)이 5%포인트 이상으로 커진 경우 70% 이상은 6개월 뒤 주가가 올랐다”고 했다.

“변동성 커 주의해야” 관측도

기업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다만 하향 조정 속도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내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국내 상장 기업 468곳의 영업이익(금융 관련 업종은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2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4.7% 감소했지만,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0.9% 조정받는 데 그쳤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을 제외한 기업의 내년 실적 컨센서스는 1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되레 0.3% 상승했다.

종목 장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세 하락이 잦아들었지만 그렇다고 추세적 상승이 나오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SK스퀘어, 현대모비스, HD한국조선해양 등을 종목 장세에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았다. SK스퀘어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33.8% 상향됐고, 현대모비스와 HD한국조선해양은 각각 11.6%, 3.4% 개선됐다.

양병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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