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넣으면 1000만원 번대"…부자들 사이 입소문 났다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절세 혜택을 노리는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국내 지수 기반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강남지역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A씨)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지수로 한 커버드콜 ETF가 고액 자산가와 은퇴자들의 유망 재테크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 10%대 높은 분배금과 함께 비과세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비과세 상품인 브라질 국채의 환손실이 커지자 이를 대체할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주식형 ETF 중 개인순매수 1위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을 22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형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개인 순매수액 1위다. ‘TIGER 미국테크TOP10타겟커버드콜’(2122억원) 등 올해 증시를 휩쓴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커버드콜보다 순매수액이 많았다.
‘국장(국내 주식시장) 엑소더스’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뭉칫돈이 몰린 것은 이 ETF의 옵션 매도를 통한 분배금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주가지수, 채권 등 기초자산을 매수한 뒤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얻은 수익으로 높은 분배금을 지급한다. 분배금에는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된다. 하지만 국내 장내 파생상품에 대한 매매차익(옵션 매도 수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은 연 12~15% 분배금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스피200 주식(연간 약 2%)에서 나오는 분배금을 제외한 커버드콜 옵션 분배금은 모두 비과세다. 목표대로라면 1억원을 넣을시 세금 없는 분배금만 1년에 약 1000만원 이상 챙길 수 있는 셈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3월 이 상품을 상장한 뒤 매달 1% 이상의 분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코스피200지수 추종 커버드콜 ETF는 해외 주식 기반 커버드콜 ETF와 달리 비교적 세금 부담 없이 매월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며 “커버드콜 ETF 특성상 상방이 막혀 있어 시세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없고 주가 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박스권에 머물러온 국내 증시에서 활용성이 높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 대체제로 각광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코스피200지수 기반 커버드콜 ETF가 브라질 국채를 대체할 수 있는 비과세 배당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국채는 연 10%대의 이자소득과 함께 브라질 정부와 맺은 ‘국제조세협약’ 덕분에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최근 1년새 약 12%가량 하락해 환차손이 커지자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브라질 채권 보관 금액은 올해 들어 3436만달러(약 486억원) 줄었다.
한 강남지역 증권사 PB는 “브라질 국채는 환율에 따라 변동성이 커 예측과 대응이 어려운 반면 코스피200 커버드콜 ETF는 국내 증시 기반이라 비교적 대응이 쉽다”며 “1%대 매매수수료에 더해 환전수수료까지 붙는 브라질 국채와 달리 ETF는 총보수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액자산가들의 문의가 급증해 증권사 랩어카운트에도 편입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코스피200지수 기반 커버드콜 ETF를 출시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8월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 커버드콜 전략을 쓰는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을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3일 ‘KODEX 200 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상장한 데 이어 이달 중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출시할 예정이다.
맹진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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