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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만 23개…우후죽순 정치테마주 주의보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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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증시를 덮쳤다. 지수 흐름은 부진한데 정치 테마주만 우후죽순 상한가로 치솟는 모습이다. 정치적 격변기 속 유력 정치인과 연관 있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증시에서 23개 종목이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재명 테마주' 에이텍·오리엔트정공, '한동훈 테마주' 태양금속·대상홀딩스 등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대다수는 정치 테마주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도 들썩였다.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자 테마주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앞서 선포한 비상계엄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 테마주는 유력 정치인과 혈연·학연·지연이 있거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에이텍은 회사의 최대주주가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와 인연이 있었다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또 이 대표가 과거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오리엔트정공도 상한가로 치솟았다. 태양금속, 대상홀딩스도 비슷한 논리로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됐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과거 한국거래소가 2016년 9월부터 11월까지 주가가 크게 오른 정치 테마주를 분석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추진되며 유력 정치인들이 대권 물망에 올랐다. 이때도 테마주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이유로 초기에 주가가 반짝 올랐다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분석 대상 16개 종목의 주가는 조사 대상 기간 최고가 대비 35% 급락했다. 주가 변동률은 130.1%에 달했다.

정치 테마주는 개인의 무덤이었다. 테마주 투자자의 97%(거래금액 기준)는 개인이었다. 또 테마주에 손을 댄 개인 투자자의 73%가 손해를 봤고, 거래대금이 5000만원 이상인 고액 투자자의 93%도 손실을 냈다. 특히 매매손실이 발생한 투자자의 99.6%는 개인이었다. 이들은 계좌당 평균 191만원의 손실을 봤다.

유력 정치인이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주가는 흘러내렸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16~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70개 정치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낙선자뿐만 아니라 당선자 관련 정치테마주 대부분이 선거일 직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 테마주에 투자하면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19대 대선 정치테마주 147개 중 33개 종목에서 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이 적발됐고, 157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은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 이상 급등이 발생하고 정치인의 학연․지연 등 단순 인적 관계에 기반하거나 합리적인 근거 없이 테마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위험성이 높다"며 "근거 없는 정보, 풍문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꼼꼼히 확인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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