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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 박명제 전 블랙록 대표 부사장으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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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위 삼성자산운용의 부사장으로 박명제 전 블랙록자산운용 한국 법인 대표가 내정됐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내부적으로 박 전 대표를 신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데 대한 의사결정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한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인사를 발표할 예정으로, 박 전 대표는 다음달부터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랙록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고 박 전 대표의 사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박 전 대표는 지난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한 차례 연임됐음에도 물러나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선 이전부터 박 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한 삼성자산운용의 물밑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2위인 미래에셋운용이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며 맹추격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박 전 대표를 영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블랙록이 2021년 공모펀드 사업 부문을 매각해 사모펀드 영업만 하고 있는 만큼, 박 전 대표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적을 옮기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박명제 전 블랙록 대표가 부사장급으로 내정됐다"며 "내부적으로 (박 전 대표) 채용 관련 의사 결정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970년생으로 명지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조흥증권을 거쳐 2004년 메릴린치투신으로 적을 옮겼다. 메릴린치투신이 2006년 블랙록과 합병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블랙록에서 '아이셰어즈(iShares)' ETF 세일즈를 담당했다. 2017년 홍콩 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21년까지 약 5년간 동북아시아 전체 ETF 세일즈를 총괄했다.

이에 박 전 대표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ETF 사업부문장(부사장) 자리로 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삼성자산운용 ETF 사업을 이끄는 하지원 부사장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되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서는 외국계 금융사 출신인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박 전 대표 영입을 긍정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서 대표는 모건스탠리·씨티그룹·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사를 거쳐 삼성증권에서 운용부문장 등을 역임 후 삼성자산운용 대표 자리에 올랐다. 통상 삼성생명 출신이 대표 자리에 오르는 것과 달라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서 대표는 취임 후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2022년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지분 20%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미국 증시에 자사 ETF를 상장시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영입도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정기 인사가 발표 전인 만큼 현 시점에서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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