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지금은 언더슈팅 구간"
코스피지수가 과거 금융위기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0.85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 마찰 리스크(위험)와 중국 저가 수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기술력 우려 부상 등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 가격은 언더슈팅(과도하락) 상태라면서 "2700선 중반을 목표로 지수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짚었다.
20일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여름 2900선을 겨냥하던 국내 증시는 어느덧 2400선에서 등락 중"이라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2배까지 하락했고, 12개월 후행 장부가는 0.85배 수준으로 밀려났다"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통상 마찰과 중국 저가 수출, 삼성전자 의구심 여파로 지수가 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때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현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반응이 과도한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 증시가 언더슈팅 상황에 놓여 있단 판단이다. 노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미래 악재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코스피 수준은 '역대급'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가정하고 있다"며 "우려가 최대인 시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까지다. 걱정한 미래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선반영한 리스크를 되돌릴 수 있다. 올해보단 내년 초에 추세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도 큰 문제는 아니라고 짚었다. 중국 반도체 과잉 생산은 한국에 직접적인 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국 과잉 공급 문제는 배터리, 의류, 철강, 태양광 등에 국한한 것"이라며 "중국 반도체 제조 능력은 이전 10년보다 향후 10년 약화되리라 전망할 수 있다. 세계 반도체 제조 설비 증가를 견인할 국가는 이제 중국에서 미국, 한국, 유럽 등으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도 덜 필요가 있다고 봤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지난 18일까지 7% 하락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3% 하락에 그쳤다. 대장주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노 연구원은 "지금은 밸류에이션 반등을 불러올 구간"이라며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3조원은 3개월내 소각)는 주가 하방을 두껍게 만들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장은 종목 장세에 가깝다"며 "올해는 마진 보호력이 높은 내수가 유리하다. 내년 1분기 중 수출주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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