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는 구조조정, IMM은 인프라…주특기로 먹고사는 PEF
▶마켓인사이트 8월 11일 오후 5시 30분

국내에 사모펀드(PEF)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2004년 말이었다. 이듬해 MBK파트너스,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필두로 여러 PEF 운용사가 설립됐지만 하우스 간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20여 년이 지나 국내 PEF업계에는 ‘스페셜리스트’ 시대가 찾아왔다. 식음료(F&B), 제조업, 폐기물 등 특정 업종에 전문성을 내세우는 운용사가 등장하면서다. 대기업에서 일부 사업부를 인수한 뒤 별도 회사로 키워내는 ‘카브아웃’, 유사 업종 기업을 연쇄적으로 사들여 시너지를 높이는 ‘볼트온’ 전략 등도 운용사 고유의 색채로 자리 잡았다.
◇톱10 PEF 약정액만 71조원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PEF 전체 약정액은 167조5000억원으로 이 중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한앤코), IMM PE 등 상위 10곳(71조2940억원)이 42.6%를 차지했다. ‘톱10’ 대형 PEF 운용사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조 단위 ‘메가 딜’은 물론이고 기업가치 3000억~5000억원의 중소형 딜에서도 대형 운용사는 ‘인수 후보 1순위’로 꼽힌다.
PEF 운용사마다 내세우는 강점도 다르다. 국내 최대이자 동북아시아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국내외를 통틀어 330억달러(약 50조원) 규모 펀드를 굴리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에만 투자하는 지역 특화 전략을 펼친다. 최근엔 한국앤컴퍼니와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에 등판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새로운 투자 테마를 개척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 알루미늄 업체 아르테미라를 인수하는 등 일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한앤코는 2010년 설립 이후 제조업 등 기업 간 거래(B2B) 국내 기업 투자에 집중했다. 국내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부 구조조정과 유동성 위기 극복을 돕는 데 강점을 보인다. 한앤코는 케이카, SK해운, SK스페셜티 등 총 10차례 거래를 성사시키며 SK그룹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올해는 부동산 전용 펀드 조성에 나서는 등 실물자산 투자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셜리스트 시대 가속화”IMM인베스트먼트와 IMM PE는 IMM이라는 뿌리는 같지만 별도 체제로 운영된다. IMM인베는 1999년 벤처캐피털(VC)로 출발해 그로스캐피탈(성장 단계 투자), 인프라 투자에 강점이 있다. 크래프톤, 무신사 등 VC 부문에서 발굴한 초기 유망 스타트업을 PEF를 통해 후속 투자로 키워내는 게 특징이다. IMM PE는 기업가치 5000억~1조원 안팎의 B2B 산업재, 헬스케어 바이아웃 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산업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에어퍼스트에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하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톱10 운용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다. 1996년 독립계 투자회사로 시작해 벤처투자, 경영권 인수, 대체투자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올해 국민성장펀드 출자 사업에서 최대 규모인 스케일업(목표 결성액 5000억원) 부문에 선정되며 입지를 굳혔다.
글랜우드PE는 업계에서 ‘카브아웃의 명가’로 통한다. 대기업 그룹 내 비핵심 또는 저평가된 사업부를 발굴하고, 분할 거래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지난해 LG화학 워터솔루션 사업부(현 나노H2O)를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해 카브아웃 강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PEF 운용사에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한앤코의 한온시스템, IMM PE의 한샘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PEF 운용사들이 투자 실패 사례를 경험하며 저마다 강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송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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