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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의 시대…"韓 방산, AI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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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위산업체가 인공지능(AI)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년 내 실전 배치를 시작해 약 5년 뒤에는 AI 자주포 등 중화기까지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 무기가 국내 방산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기업 팔란티어와 협약을 맺고 AI를 활용하는 함 탑재 무인수상정(USV)인 '테네브리스'를 개발 중이다. 2026년께 개발을 완료하는 개 목표다. 이 장비는 유인 함정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구역을 감시·정찰하고 기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에 나타난 물체가 적인지, 아군인지를 식별하고 적이면 직접 공격 결정을 내리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현대로템은 AI 활용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를 2021년 우리 군에 처음 납품한 뒤 꾸준히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앞서 납품한 HR-셰르파는 2세대 모델로, 휴전선 근처 일반전방초소(GOP)에서 물자 운송에 활용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성능이 개선된 4세대 HR-셰르파를 개발해 방위사업청의 성능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말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좋으면 군에 이 장비를 추가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세대 HR-셰르파는 운용 거리, 최고 속력, 방호력, 부상병 수송 능력 등에서 앞서 개발된 모델보다 성능이 한 단계 향상됐다는 게 현대로템 측의 설명이다.

국내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대 초 완성을 목표로 AI 자주포 ‘K9A3’을 개발하고 있다. 이 장비는 기존 자주포(5명)보다 훨씬 적은 1명의 승무원 또는 무인으로 운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밖에 2020년대 후반 실전 배치를 목표로 유도미사일 등 중화기 탑재가 가능 AI 다목적 무인 차량(이름 미정)도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소총 등 개인화기 탑재가 가능한 AI 다목적 무인 차량을 개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AI 다목적 무인 차량은 우리 국군이 사용하는 K2 소총과 북한군이 사용하는 AK47을 소리로 구분할 수 있다"며 "이 밖에 여러 단서를 종합해 다양한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을 내리면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유·무인 전투기 운용에 활용할 수 있는 'AI 조종사'를 개발 중이며 2020년대 후반께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조종사는 기존 유인 전투기에서 사람의 조종을 보조할 수 있고, 무인 전투기를 단독 운행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는 군사용 소프트웨어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군사용 드론은 사전에 입력된 비행 또는 사람이 무선 조종하는 비행만 할 수 있지만 AI 조종사는 보다 유연한 상황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드론보다 효용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항공우주 관계자는 "AI 조종사를 활용한 전투기의 시험 운행을 이미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AI 조종사를 유인 전투기에 도입해 활용하고, 2026년에는 무인기에 탑재해 성능 실증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되면 AI 조종사를 적의 화력이 밀집된 고위험 지역에 우선 투입해 아군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화오션 역시 AI를 활용한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정'을 2030년께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 기업은 해군이 발주한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정 개념설계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장비는 해상 자율주행으로 적의 동태를 수집하고, 필요시 기뢰를 해체해 유인 함정의 항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병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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