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SG 공시 의무화…정작 美는 폐기 수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정책 방향이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미국이 관련 공시 제도의 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한국은 2028년 시행을 목표로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기후공시 규정 폐기를 위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SEC는 지난 5월 규정 폐기안을 처음 발표한 뒤 60일간 외부 의견을 수렴했으며, 현재는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 표결하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올해 기후공시 규정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SEC가 폐기하려는 기후공시 규정은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됐다. SEC 공시 대상 기업에 기후위험과 온실가스 배출 등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공화당과 산업계가 “SEC가 공시제도를 앞세워 환경정책을 기업에 강제하고 있다”며 소송전을 벌이자 SEC는 해당 규정의 효력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자 사실상 폐기 절차를 밟아왔다.
미국 내 반응은 엇갈린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200명 이상으로 구성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비롯한 경영자들은 기후공시 규정 폐지를 강하게 지지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재무적으로 중요한 기후위험에 대해 표준화되고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규정 폐기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공화당계로 구성된 SEC 위원 세 명은 이미 폐기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마크 우에다 위원은 해당 규정과 관련해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자본시장과 우리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한국은 ESG 공시 의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8일 정부와 여당이 ESG 공시 제도화 방안의 최종 로드맵을 확정하면서다. 2028년 제출분부터 연결자산 10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시작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입법도 시작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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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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