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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ETF 왜 이런가요"…KB운용, 투자자 전담 콜센터 만든 사연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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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들의 문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콜센터'를 조직해 이번달부터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자들의 문의도 덩달아 늘어나자 고객 대응 서비스를 강화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민원이 증권사 등 판매사를 넘어 운용사로 밀려드는 상황에서 평판 관리를 위해서라도 이 같은 대응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달부터 개인투자자 문의에 대응하는 콜센터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서 KB자산운용은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콜센터 근무 인력의 교육을 위해 고객 응대·펀드 관련 내용이 담긴 메뉴얼도 만들었습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성장과 KB스타리츠·발해인프라펀드 등 상품 라인업이 확대된 만큼, 개인투자자 문의 사항에 응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콜센터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운용사는 금융상품을 제조하고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는 유통을 담당합니다. 판매사들이 보수를 받고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만큼, 민원 대응 역시 이들의 역할이란 설명이 나옵니다. 이를 위해 운용사들은 판매사에 펀드에 대한 안내와 성과를 제공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민원 대응은 운용사와 사실상 직접적 관련이 없는 업무이지만 최근 ETF 시장이 커지자 운용사로도 고객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전담 조직을 꾸리게 됐다는 사연입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정보의 대칭성이 높다 보니 개인 고객들이 운용사로 직접 전화를 많이 한다"며 "소형사는 아예 전화번호도 공개돼 있지 않기도 한데, 대형사는 (금융그룹 등의) 평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민원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총합은 지난달 말 기준 163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6월 100조원을 넘어선 후 시장 외형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은 대형사와 달리 ETF의 호가 스프레드(호가 간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것과 관련한 민원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ETF의 시장가격은 순자산가치(NAV)와 최대한 근접한 게 좋습니다. 둘의 차이가 커지면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아야 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 관련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유동성공급자(LP)가 있어 유동성이 낮아 거래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LP라도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호가 스프레드를 줄이려 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중소형 운용사들의 ETF가 거래량이 낮아 상대적으로 이 같은 유동성 위험도 크고, 이에 따른 민원도 많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입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에 운용사 직원들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잇따른다고 합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화가 난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연락하기 때문에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경우도 있다"며 "투자자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토로했습니다.

상품 설명에 책임이 있는 판매사가 운용사에 투자자 민원을 떠넘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또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사가 판매보수를 받는데, 그건 직원들에게 상품에 대해 가르치고, 고객 응대를 하라는 것도 포함된 비용"이라며 "판매사가 개인자산관리(PWM)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요즘 (판매사) 영업점에서는 고객들이 찾아와 (투자한 상품에 대해) 문의하면 운용사에 확인하라면서 (운용사)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보낸다고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어 "운용사에서 일하면 대고객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나름 장점인 측면이 있었는데, 그런 시절은 다 끝난 것 같다"며 "물론 판매사는 투자자 민원이 운용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보니 금융사들이 많이 시달리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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