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비판했다가 추락한 알리바바…다시 살아나나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중국 알리바바그룹(이하 알리바바)의 주가가 한 달 사이 17% 넘게 반등했다.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당국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내수 소비 회복 및 유동성 공급 증가 등으로 주가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알리바바는 2.03% 상승한 100.5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 사이(9월19일~10월18일)에 17.3% 올랐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이 기간 21.3% 뛰었다. 알리바바는 올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매출은 2432억위안(약 46조3200억원), 순이익은 242억위안(약 4조63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매출 추정치(2499억위안)보다 2.6% 적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29% 감소하며 이 역시 전망치(269억위안)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지난달 9일 강구퉁(중국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창구) 편입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소식에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 시가총액 3위 안에 드는 정보기술(IT) 대장주다.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뒤 2019년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했다. 업종 대표성을 갖춘 종목이지만 홍콩에 2차 상장돼 있어 그간 강구퉁 거래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9월 2차 상장에서 1차 상장으로 전환돼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같은달 24일 중국 정부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의 금리인하를 비롯한 부양책을 내놓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 소비 진작 대책 등의 수혜를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누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알리바바는 중국 이커머스 '빅3'(징둥닷컴·알리바바·핀둬둬)로 꼽힌다. 경기 침체 심화에 따른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2분기 알리바바의 중국 내 전자상거래 사업의 매출은 1133억70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한 반면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 매출은 293억위안으로 32% 증가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1월 한국 법인인 ‘타오바오티몰코리아유한회사’를 설립했다. 한국 사업에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지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새로운 수출 활로를 찾고 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해 중국 당국의 규제 리스크 최소화하자는 목적으로도 해석된다. 알리바바는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 중국 규제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사업에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9월 새로운 AI 모델 '큐원(Qwen)2.5'을 발표했다. 5000만~72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추고 있으며 29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한다. 기존 주력 모델인 '큐원 맥스'도 'GPT-4o' 성능에 가까운 수준으로 고도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중국 외 지역 전자상거래 판매자를 위한 AI 검색 도구도 출시했다.
해외 증권가는 알리바바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당국의 경기부양책, 개선된 유동성 등을 반영해 알리바바 ADR 목표주가를 기존 107달러에서 137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 모건스탠리(90달러→115달러)와 노무라증권(106달러→135달러) 역시 알리바바 ADR의 목표가를 각각 올렸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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