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디까지 내려가나…시총 200조원대도 사정권
트럼프 재집권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면서 시가총액 300조원대 붕괴도 사정권에 들어섰다.
12일 오전 9시1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00원(1.64%) 내린 5만4100원을 기록 중이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장중에는 5만38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다. 이날도 JP모건, 메릴린치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던 외국인이 다시 '셀(Sell) 삼성전자'를 재개하고 있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식 14조3000억원을 내다팔았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트럼프 당선 이후 반도체주(株) 투자 심리가 다소 꺾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SK하이닉스도 장중 1%대 동반 약세다.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추진하고 있는 관세 부과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해 약속한 각종 보조금도 축소·철회될 가능성이 생겨서다.
바이든 정부가 2022년부터 가동한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확장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보조금 총 64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후공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칩스법을 폐기하거나 보조금 규모를 축소한다면 미국 공장 건설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수요 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공급은 올해보다 확대되면서 업황이 둔화되는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동력)은 현저히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메모리 기술 경쟁력 회복"이라며 "(삼성전자는) D램에서 1a부터 1c까지 경쟁사가 먼저 개발하는 것을 허용했고, 낸드에서도 V7부터 개발 속도가 역전됐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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