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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만원에 의대 갈 수 있다"…1억 넣으면 700만원 주는 회사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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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3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전 영역 전 강좌 무제한 수강이 가능한 ‘19PASS’ 상품이 명문대 진학 필수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가성비 입시 콘텐츠’로 학생과 학부모가 먼저 찾는 대한민국 대표 교육 기업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김희선 디지털대성 대표(1969년생)는 8일 기업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대성은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및 ‘N수생(재수 이상 수능 응시자)’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종합 교육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다. 2000년 3월 설립돼 2003년 10월 코스닥 상장했다. 주요 사업은 고등 이러닝(대성마이맥), 고등 오프라인 학원(강남대성기숙학원 S관 및 의대관, 부산대성학원), 고등 교육제품(이감 모의고사), 한우리로 대표되는 초·중등 부문이 있다. 본사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181에 있는데 내방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다.

디지털대성은 온라인 교육 강자다. 2006년 설립한 자회사 대성마이맥과 2010년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2011년 강남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타 강사들을 보유하고 있던 티치미 인수, 2012년 비상에듀를 인수하면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19만원에 유명 강사 강의 1년 내내 들어 … 명문대 진학률 쑥쑥

온라인 사업 1등공신은 19PASS다. 이 상품의 가격은 19만원으로 대성마이맥이 제공하는 전 영역 전 강좌를 수능 당일까지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다. 보통 수능이 끝나는 11월부터 한시 할인 이벤트로 행사를 하는데 지난해 19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현재 김승리(국어), 이명학(영어), 배성민(수학), 임정환(사회탐구) 등 50여명의 유명 강사 라인업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달로 치면 1만5830원꼴이다. 한 의대생은 “19PASS의 장점은 과목별로 좋아하는 선생님의 강의를 골라서 들을 수 있고 가격 부담이 없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고 이용 소감을 전했다.

이 상품은 2018년 11월 출시됐는데 양질의 콘텐츠는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인터넷강의 업계를 재편시켰다. 과거에는 사이트 경쟁력이 약해도 특출난 강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면 영업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19PASS로 인해 전체 라인업이 뛰어난 인터넷강의 브랜드만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택받게 된다.

김 대표는 “온라인 전용 프리미엄 모의고사인 ‘강대모의고사X’를 지난 5월 출시해 기존 대치동 현장 수강생에 한해 제한적으로 제공되던 양질의 모의고사를 온라인 수험생들에게도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프리미엄 교육 콘텐츠로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8월 30일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운영 중인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 지분 50%를 인수해 9월부터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했다”며 “이를 통해 의대관의 명성과 우수한 교육 역량을 디지털대성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교육 서비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의 경우 2020년 매출 235억원, 영업이익 56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9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3년 새 각각 27.23%, 51.79% 증가했다. 2019년 10월 호법면 후안리에 의치예 전문 대입기숙학원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개원해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말 기숙학원 증축을 완료해 수용 인원이 기존 840명에서 약 40% 증가한 1170명으로 늘었다. 의대 및 최상위권 대학 합격을 목표로 하는데 2023학년도 대입 결과 재원생 중 의예 153명, 의약학계열 315명, 서울대 27명, 연고대 121명을 배출(복수)했다.

김 대표는 “현재 인터넷강의 2위인 대성마이맥이 고공행진 중이고 호법강남대성학원 실적이 내년에 본격 반영되면 두 자릿 수 이상 매출 증가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바라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대입 제도 개편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사회의 중요도가 더 커지고 있다”며 “우리의 강점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국어 난이도가 높아졌고, 의대를 갈 땐 과학을 선택해야 했지만 사회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디지털대성은 국어와 사회 강의 강자다.

이어 “내년도 기숙학원 모집을 연말에 하는데 모집 공고는 하루도 안 돼 정원이 다 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전국 1·2위인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지분 50%)과 강남대성기숙학원(지분 100%)은 강사 수준이 뛰어나고 상위 5%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호법강남대성기숙학원은 강남대성기숙 의대관을 운영 중인데 2월부터 11월까지 월 4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또 비수기 틈새 교육상품(5주 기숙학원 500만원)인 ‘윈터스쿨’은 5분이면 정원이 마감된다고 한다.

김희선 대표 “공격 M&A로 사세 확장 … 기회의 순간 또 노릴 것”

신성장동력을 묻자 “공격 M&A(인수합병)로 사세를 확장시켰다”면서 “언제든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교육업체의 특성상 해외보단 국내에서 길을 찾는 것이다. 실제 2015년 초중등 독서토론 프랜차이즈업체 한우리열린교육, 2017년 대입 국어 모의고사업체 이감을 인수했고, 2021년 기존 인수한 한우리열린교육 및 이천에서 대입종합기숙학원을 운영하는 강남대성기숙학원을 동시에 합병하면서 온·오프라인 종합 교육 플랫폼 업체로 성장하게 된다. 지난해 초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바이웨이에 약 10억원 정도 투자해 신사업 영토도 늘리고 있다. 김 대표는 “매의 눈으로 임직원들이 기회의 순간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우등생이다. 2019년 매출 1406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115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으로 각각 50.43%, 18.48%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2234억원, 영업이익 283억원과 내년 매출 2752억원, 영업이익 354억원을 전망했다. 손동일 IR팀장은 “공격 M&A로 20여 년간 매출 역성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대성의 2010년 매출은 295억원, 영업이익은 6900만원에 불과했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한 달 전(10월 8일 7200원)에 비해 3.98% 상승에 그치고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만3488주(금요일 종가 환산 땐 하루 1억200만원 거래)밖에 안 된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보통주 1주당 500원 ‘비과세 배당’을 선언했다”고 답했다. 보통 배당 소득에는 15.4%의 세율이 적용되고 연간 다른 이자소득을 포함해 2000만원을 넘어서면 종합소득세가 부과돼 최고 49.5%의 세율이 부과될 수 있는데, 자본준비금인 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하면 개인 투자자는 배당금을 100% 온전히 챙길 수 있다. 디지털대성은 오는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6.61%로 1억원을 투자하면 661만원을 챙길 수 있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배당을 계속했다”며 “앞으로도 고배당 회사로 성장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가 많이 하락할 경우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성장이 꼽힌다.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게 위험 요인인데, 이에 대해 김 대표는 “5분 만에 윈터스쿨 2000명 정원이 차고 기숙학원 등 각 분야 ‘1위 DNA’로 교육업계를 선도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적이 좋아지고 있기에 주식 거래대금도 자연스럽게 늘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1497명으로 증원이 확정됐다”며 “윤석열 대통령 공언대로면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 N수생 등 졸업생 지원자는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입시 시장 지배력이 큰 우리 회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친 N수생이 15만7000여명에 달했는데 이중 40%가 대성마이맥 회원이었다. 대성학원 모임을 갖는 의대생들도 있다곤 한다.

“주주와 함께 웃겠다 … 3년내 시가총액 5000억 도전”

김 대표는 “학령 인구가 줄고 있지만 교육은 어느 나라를 가도 매우 중요하다”며 “공교육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사교육이 채워주는 게 분명히 있다”며 “내년 디지털대성 창립 25주년인데 주가와 함께 주주들이 웃을 수 있는 회사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3년 내 시가총액 5000억원(10일 2095억원) 회사에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 주식 수는 2767만5342주로 최대주주는 대성출판 외 특수관계인 41인이 지분 54.31%를 갖고 있다. VIP자산운용이 6.91%, 자사주 5.32%, 외국인 3%대로 유통 물량은 약 3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250억원, 유형자산 704억원이다. 부채비율 80.61%, 자본유보율 759.06%다.

디지털대성 지분 1.89%를 보유해 약 40억원 주식 부자인 김 대표(2013년 디지털대성 대표~)의 사회 첫발은 교육업계가 아니었다. 1994년 삼성물산 해외상품개발팀 및 인사팀, 신한금융지주 인터넷 사업팀 경력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대성마이맥을 이끌었다. 대성학원이 보유한 강사진 역량을 콘텐츠에 접목하는데 온힘을 쏟았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청계산을 700번 넘게 오르며 대성마이맥의 성공을 꿈꿨고, 결국 2010년이 되어서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그는 “2010년 무렵에도 10여 개 인강업체 중에서 사실상 꼴찌였는데 현재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동력을 찾고, 19PASS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이 고성장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청춘들에게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김 대표는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연애조차 힘든 현실에 젊은이들이 왜 ‘헬조선’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한다”며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금수저, 은수저, 다이아몬드수저라고 불리는 친구들도 부모 잘 만났다고 다 잘 살지는 못한다”며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했다”며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은 본인만이 내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공을 “매일 감사한 마음과 좋은 사람들 덕”이라는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입시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디지털대성은 국내 대표 교육기업으로 핵심 제품인 대성마이맥의 19PASS는 경쟁사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고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매력적인 가격이라 오히려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용인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제품 판매단가 인상이 실제로 이뤄지면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또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가 기숙 학원인데, 최근 의대 정원 증원 이슈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내년부터 오프라인 매출이 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익성 대비 낮은 성장률과 투자 모멘텀이 부실한 것이 교육업종 전반에 걸친 문제점이다”며 “교육업종은 전반적으로 창업주 정신을 이어받아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산업으로 진출을 꺼리는 경향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카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지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대 정원 증원으로 고수익에 해당하는 고등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지난해 15%에서 내년 28%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9600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26.82%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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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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