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한파 속 데뷔전 치르는 백종원…따따블 성공할까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6일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다. 최근 상장한 공모주들이 잇따라 공모가를 밑돈 상황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사주 청약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한 점, 미국 대선 결과를 앞두고 거래대금이 말라버린 점은 부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더본코리아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식음료(F&B) 소스 유통 등 상품종합도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역전우동이 있다.
청약 과정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만큼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앞서 진행된 더본코리아 일반 투자자 청약의 경쟁률은 772.8 대 1에 달했다. 주문 금액 절반을 미리 내는 청약 증거금은 약 11조8238억원에 달했다. 주관사를 통해 총 67만3421명이 공모주를 신청했다.
공모가 3만4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4918억원이다. 더본코리아가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에 성공하면 시총은 단번에 조 단위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백종원 대표의 지분가치도 299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새내기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코스닥에 상장한 씨메스부터 웨이비스, 에이치엔에스하이텍, 클로봇, 성우, 탑런토탈솔루션, 에이럭스, 에이치이엠파마까지 8개 종목 모두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밑에서 마감했다.
새내기주 평균 하락률은 24.86%에 달한다. 지난 1일엔 에이럭스가 국내 증시 역사상 상장일 역대 최대 하락폭(-38.25%)을 기록했다. 신규 상장주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은 -40~300%인데 하한선에 근접한 셈이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이 발생한 점도 부담이다. 더본코리아 우리사주조합에 최초 배정된 물량 60만주 중 실제 청약 수량은 21만2266주(72억1704만4000원)에 불과했다. 경쟁률은 0.35대 1에 그쳤다. 더본코리아 정규 직원 수는 713명으로, 직원 1인당 298주를 청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모가 3만4000원을 고려하면 청약 금액은 1000만원 수준이다
내부 직원들은 상장 후 1년 후의 주가 상승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사주에 청약한 직원이 수익을 내려면 1년 뒤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아야 한다. 보호예수 때문에 1년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상장한 9개 종목(스팩 제외) 중 현재 공모가 위에서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3개에 불과하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래대금도 줄어들고 있다. 전날 하루 유가증권 시장 거래대금은 7조915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고점(6월 13일·19조1359억 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6조1926억원으로 역시 올해 고점(2월 23일·14조 8043억원) 대비 약 58% 적었다.
다만 더본코리아의 장기성장성을 호평한 전문가도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는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전략을 변경해 해외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내년 유럽에서 한국식 중국요리(Korean Chinese) 혹은 분식 브랜드 출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사업 확장을 통해 유통 사업으로 분류되는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매출도 동반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중간 가맹사업자가 가맹 희망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이 적어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 유통물량이 적으면 주가가 많이 오를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더본코리아 주식 수는 총 상장 주식 수의 19.67%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는 상대적으로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기존 투자자들이 바로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물량이 약 3% 있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점, 공모가가 희망 범위를 크게 웃돈 점을 고려하면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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