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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코스피 당분간 박스권…저평가 종목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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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록 아샘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 KOSPI 하락세 이어가...낙관론 찾기 어려워

코스피지수는 7월 고점 이후 하락 추세 속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충분히 하락해 2022년 저점 수준에 근접해 있다. 거시경제 환경 및 기업실적 흐름을 볼 때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를 예상하긴 했지만, 너무나 상반되게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시장과 저점에서 강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보면 착잡하기 그지없다. 디램(DRAM) 시장에서 기술적인 열위를 인정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된 삼성전자의 급락도 아쉬움이 크다.

연말이 다가오며 증권사의 내년 전망 자료가 나오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한국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망을 찾기 어렵다. 경제성장률 둔화(24년 2% 초반, 25년 1% 후반), 수출 경기 둔화(수출 증가율 24년 10% 이상, 25년 5% 내외), 내수 소비 여력 약세 지속, 기업실적 하향조정 본격화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도 복병이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효과 정도가 긍정적인 요인이나 관련 주식의 주가에는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미국 대선도 비우호적인 변수이다. 두 후보의 공통분모인 확장적 재정정책은 시중금리를 예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케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미국 우선주의와 관세 장벽,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점화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지난달 중국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이 깜짝 발표된 것이 반가웠으나, 재정정책의 규모와 효과에 대해서는 관망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로존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감, 독일의 제조업 경기 부진, 프랑스의 재정 악화 등으로 순탄치가 못하다.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한국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추가로 하락할 수 있을까. 현재 지표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경우 8월 초에 겪었듯이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기가 하강을 시작하는 때도 하락이 예상되나, 연착륙 시나리오에서는 가벼운 조정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 2100포인트는 코로나19 시기에 일시적으로 터치한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적용한 수준이다. 국지전 수준의 전쟁이 아니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기 이슈라면 2300~2400선을 저점 수준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며, 현재 2600포인트 수준에서 10% 내외의 하락 여지가 있다.

순환매 속 저평가 종목 찾기

주식시장이 하락 추세 내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변화가 없다. 추세 전환은 미국 경기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저점에 근접하는 시점으로, 전자는 내년 상반기, 후자는 내년 중하반기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 실적과 밸류에이션(valuation·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기반으로 종목별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실적 ‘모멘텀’이 양호한 업종이면서 절대적으로 저평가 국면에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돋보이는 밸류업 수혜업종,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비용의 하락 효과가 기대되는 업종이 기회 영역이라 판단한다.

단기적인 분기점은 11월 초다. 미국 대선 결과를 통해 내년 이후 미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방향이 가시화되고, 산업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미-중 무역갈등 및 동유럽과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분쟁 해결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미국 대선 직후 예정된 중국의 전인대 상무위원회 결과도 관심사다. 통화정책에 이어 재정정책의 구체적인 규모와 분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조 위안 이상 규모가 된다면 2008년 수준과 같은 파급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니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첫 빅컷 이후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에 중국 역시 경기 부양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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