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층 올라갈까"…KT&G 산 개미 얼굴에 웃음꽃 핀 이유 [종목+]
"KT&G 주가가 12~15층으로 올라가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네이버 KT&G 종목 토론방에 한 주주가 올린 글)
KT&G 주가가 하반기 들어 20% 넘게 뛰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적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달 발표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복돋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적 고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31일 오후 1시30분 현재 KT&G는 전날보다 100원(0.09%) 오른 11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G주가는 전날 종가(11만원) 기준으로 하반기 들어 24.7% 뛰었다. 지난 10일에는 장중 한때 11만6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기타법인이 하반기 들어 이달 30일까지 KT&G 주식을 3441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도 각각 755억원, 304억원어치를 담았다.
증권가에선 KT&G에 대해 양호한 실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수출과 해외 담배 판매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KT&G의 올 3분기 담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1조812억원으로, 사상 첫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9.7% 증가한 3225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궐련 매출이 약 4% 감소하지만, 중남미·아프리카 수출과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법인 등 해외 판매 개선으로 전체 궐련 매출이 11.8%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KT&G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3886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T&G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판단에 목표주가를 속속 높여 잡고 있다. 이달 들어 △한국투자증권(12만원→13만원) △교보증권(12만원→13만원) △신한투자증권(11만5000원→12만5000원) △IBK투자증권(12만원→12만5000원) 등 증권사 4곳이 KT&G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특히 KT&G가 준비하고 있는 밸류업 계획이 발표되면 주가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KT&G는 기존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상태다. 향후 3개년간 총 주주환원 금액으로 2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자사주 매입에 1조원, 배당으로 1조8000억원을 사용한다. 이중 15% 규모를 소각하는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지난 2월에는 보유 자사주 2.6%를 소각했고, 하반기 매입분 2.8%도 이달 모두 태운 상태다.
여기에 더해 KT&G는 자기자본이익률(REO) 중심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KT&G는 한국거래소가 선보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된 상태로, 내달 4일 관련 상장지수상품(ETP)이 출시되면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KT&G는 국내외에서 담배 본업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 궐련은 지난해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도 감안할 경우 주가가 조정될 때마다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G는 원재료 투입 단가 상승을 해외 궐련 가격 인상과 판매량 증가로 방어하면서 안정적인 이익 증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자사주 매입·소각, 주당 배당금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가 지속되고 있어 주가의 안정적 우상향 흐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 속 고배당주의 면모도 과시할 전망이다. KT&G의 최근 3년 주당 현금 배당금을 보면 △2021년 4800원 △2022년 5000원 △지난해 5200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 및 기업들의 주주환원율 증가에 따라 개인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대비 고배당 투자를 늘리는 중"이라며 "내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시장 대비 고배당주에 대한 개인의 순매수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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