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下 이어…2.5조 유증에 고려아연 16%대 급락세
MBK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전날 기습 공시를 통해 '일반공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낸 가운데 주가가 이틀째 급락세다.
31일 오전 9시29분 현재 고려아연은 전날 대비 17만3000원(16%) 내린 90만8000원에 러개되고 있다. 주가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서 이날도 크게 떨어지면서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원) 지위를 내려놓았다.
고려아연에 큰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덩달아 울상이다. 포트폴리오 내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비중이 25%를 웃도는 KODEX 철강은 6%대 하락세다. 현재 기준 전 ETF 통틀어 낙폭이 가장 크다. 마찬가지로 고려아연을 25%가량 담은 TIGER 200 철강소재도 4%대 약세다.
앞서 전날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발행주식 20%에 달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한 확보 자금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23일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전부터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를 준비해온 정황이 드러나, 최 회장 측 주주환원 명분이 퇴색되고 주주들 신뢰를 훼손했단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항공개매수 시기 주주들의 돈으로 빚을 갚는 방식을 고민한 것이어서다.
금융감독당국도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계획을 두고 거듭 정정신고서를 요구해 기존 계획을 철회시켰던 것처럼, 고려아연에도 같은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감원은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검토, 불공정거래 조사 진행 상황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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