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9개월 만에 ‘감소’ 전환···“주택거래 감소·건전성 정책 영향”
투데이코리아 - ▲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은행권 가계대출이 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대책 등 주택 거래가 감소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1조원 미만으로 내려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4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첫 감소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10월 주담대 잔액은 3조6000억원 증가했으나, 11월에는 증가폭이 절반 이상 떨어진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12월 증가폭은 더욱 축소돼 8000억원에 그쳤다. 가계대출의 증가세와 마찬가지로 지난 3월(5000억원) 이후 최소로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2단계와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을 통한 가계대출 관리 등도 가계대출 감소세 전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가 줄어든 데다 정부의 건전성 정책과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했다”며 “비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8월 이후 증가세가 계속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결과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넘어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지만,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12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2금융권의 12월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으나 전월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이에 지난 1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9조7000억원의 5분의 1수준이다.
박민철 차장은 “2금융권 주택 관련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주로 신축 아파트 입주와 관련된 집단대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둔화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체 금융권의 주택 관련 대출 숫자는 8월을 고점으로 상승세가 하락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긴 시계에서는 금융여건 완화 기대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주택 거래 활성화가 배제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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