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별 AI 반도체 수입상한제 발표···동맹국 韓은 ‘OK’, 中은 ‘NO’
투데이코리아 - ▲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3년 3월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퇴임을 일주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에 대해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다만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는 한편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는 이같은 한도를 설정할 방침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상무부는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기존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수출관리규정(EAR)을 개정해 발표했다. 120일간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친 뒤 발효할 예정이다.
다만, 미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 대해서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AI 용 반도체 판매에 제약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대만, 영국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이 동남아 및 중동 등 제3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통한 AI 역량 강화와 더불어 제3국이 보유한 미국산 AI 반도체 수입 통로 또한 확보하지 못 하게 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견지된다.
또 상무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20여개 ‘우려 국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기존 수출통제를 유지했다.
특히 해외로 수출된 미국의 첨단 반도체가 이들 국가의 첨단 AI 시스템 훈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편, 일부 폐쇄형 AI 모델이 이들 국가로 이전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새롭게 추가했다.
상무부는 동맹국도, 우려국가도 아닌 나라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 AI 반도체 수량에 한도를 설정했다.
보안 기준을 충족하고, ‘우려 국가’가 아닌 나라들에 본사를 둔 단체들은 ‘국가별로 검증된 최종 사용자(NVEU)’ 지위를 신청해 향후 2년간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32만개 상당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동맹 및 파트너 국가’ 밖에 위치한 ‘비(非) 검증된 최종사용자’의 경우 각 국가별로 할당된 5만개(정부 간 별도 합의 시 10만개)의 GPU 구입 쿼터 안에서 사들일 수 있도록 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 정책은 혁신과 미국의 기술적 리더십을 질식시키지 않으면서 세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도울 것이며, AI와 관련된 국가안보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은 미국의 AI 리더십을 보존하고 확대하는 한편 미국 AI가 전 세계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도록 할 국가안보상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직전 이같이 수출통제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를 두고 중국 기업의 발전 속도를 지적했다.
타임지(Time)는 이날 “중국 기업 ‘딥시크’는 메타의 라마 시리즈를 포함한 모든 미국 오픈소스 언어 모델을 능가하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출시했다”면서 “딥시크는 미국 정부의 주도로 글로벌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첨단 AI 칩을 판매하는 세계적 수준의 AI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실로 인해) 중국의 AI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이제 미국 국가 안보에 필수적(essential)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미국의 수출통제 방침에 대해 중국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13일) “바이든 행정부의 AI 관련 수출통제 조치를 주목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중국과 제3자 간 정상적인 무역 행위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함부로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가 업계의 합리적인 목소리에 귀를 닫고 성급하게 조치를 발표한 것은 국가안보 개념을 확대하고 수출 통제를 남용한 사례”라면서 “이는 국제 다자간 무역 규칙의 명백한 위반행위로,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정부는 수출통제 조치를 남용해 여러 국가의 정상적인 교역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미국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에 심각하게 손해를 끼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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