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계엄쇼크에 금융주 12% 와르르… "외국인 이탈 막기 총력전"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은 직접 투자자에게 서신을 보내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국내 금융·외환 시장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해외 주요 금융당국·중앙은행·투자자와의 선제적인 소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날인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KRX은행지수는 11.15%, 같은 기간 KRX보험지수는 9.02% 하락했다. 국내 증시 주요 기업 300곳으로 구성된 KRX300지수 하락 폭(3.27%)에 비해 은행지수는 4배, 보험지수는 3배 떨어진 수준이다.
금융주의 하락 폭이 큰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가 금융지주와 은행, 보험사 등 금융 관련주를 팔았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한 주 동안 은행주를 3690억원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도 규모인 5740억의 약 65%를 차지한다.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도액 3690억원 중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3100억원과 780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KB금융은 계엄령 선포 다음 날인 4일부터 전날까지 주가가 1만2100원(12.68%) 급락했다. 지난 4일 KB금융은 5.73% 내림세를 보인 뒤 5일엔 낙폭을 더 키우면서 10.06% 급락했다. 전날 기관 투자자의 매수에 KB금융 (KS:105560) 주가는 500원(0.6%)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는 1280원(7.65%), 하나금융지주는 4300원(6.98%), 신한지주는 2750원(5.21%) 하락했다. 보험주도 주가가 하락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올랐던 삼성화재는 지난 4~6일 13% 급락했고 현대해상은 4.9% 떨어졌다. 주가가 장기 우상향 중인 메리츠금융지주도 4.9% 주가가 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 급락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정책 추진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됐고 외국인 지분 비중이 높은 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투자자 이탈 방지" 주주서한 발송… 밸류업 지속 강조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은 직접 투자자에게 서신을 보내며 K금융 신뢰도 제고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9일 주주서한 발송을 통해 국내 불확실성 확대에도 주주가치 제고 의지와 그룹의 양호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지난 10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또 환율 상승 리스크에 대비해 그룹의 위험가중자산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연말 보통주자본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은 "금융 불확실성이 증대된 현재 상황 속에서 그룹은 개인과 기업이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전날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서한을 발송해 국내 계엄 선포와 해제 여파에 따른 상황 설명을 진행했다. KB금융은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을 위해 그룹 컨퍼런스 콜, 대면 미팅을 하고 실시간 정보를 공유, 투자자 이탈과 시장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 등을 진행하며 실시간 소통에 나섰다. 신한금융 IR부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에 설명하고, 시장 변동성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와 기관에 그룹의 안정성과 국내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을 적극 알리고 있다"며 "투자자의 우려와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