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운명의 날'… 의결권·법적 다툼 지속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이날 정규장 마감인 오후 3시 30분에 끝난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 잡고 주당 89만원에 최대 20%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한다. 이 중 2.5%의 지분은 베인캐피탈이 갖는다.
이번 공개매수로 고려아연이 취득할 자사주 물량은 전량 소각예정이어서 의결권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베인캐피탈이 취득할 2.5%를 더하면 최 회장 및 우호 지분은 총 36.49%로 늘어난다.
앞서 영풍·MBK는 5.43%를 취득, 지분율을 총 38.47%로 확대하며 우위를 점했다. 다만 청약률이 17~18%에 달할 경우 자사주 소각 후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의결권 지분은 나란히 40% 중후반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치상 영풍·MBK가 우위에 있는 것은 맞지만 모두 과반수 이상을 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공개매수 종료 이후 고려아연과 영풍·MBK 모두 장내매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이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2.4%)를 우호 세력에게 매각하며 지분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법적 다툼도 지속된다.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MBK는 서로를 향한 고소·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 회사로 분류되는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 사외이사 3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에 맞서 영풍은 최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맞고소했다.
영풍은 또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입이 배임에 해당한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두차례 가처분 신청을 했다가 모두 기각되자 본안소송을 제기해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고려아연도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원천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수사의뢰와 명확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양측 모두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진행될 법적 다툼은 항소를 거듭하며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주총에 앞서 여론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영풍과 MBK는 이르면 이번주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의결권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지분 7.83%를 쥔 국민연금의 표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대주주로서 회사의 경영을 정상화 하고 최 회장 측의 사유화를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여론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은 투기자본인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해외로의 매각과 기술 유출이 우려되고 지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내세워 명분 싸움에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이 외에 양측은 국민연금 외에도 현대차와 LG, 한화 등 협력업체의 설득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국민연금과 현대차 (KS:005380), LG, 한화 등의 판단을 믿겠다는 입장이다. 박기덕 사장은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과 관련해 궁극적으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다"며 "그것을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LG, 한화 등에 대해선 "그분들의 판단이고 그분들의 결정"이라면서도 "올해 초에 우리가 실시한 정기주총 총회에서는 모두 우리 안건에 대해서 동의를 해 주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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