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이오랩, 핑크빛 전망…실수 or 기만?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기자] 고바이오랩이 IPO 때 제시한 전망이 얼마나 달성됐을까.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낙제에 가깝다. IPO이듬해 흑자를 기록하는 전망은 그 근처조차 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적자가 눈두덩이처럼 불어나는 처지다. 기업이 제시한 추정을 믿고 투자한 주주가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다.
2020년 코스닥에 입성한 고바이오랩은 그 이듬해 351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걸로 제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모두 100억원을 돌파한다. 매출은 1년 만에 수십배 늘고 흑자로 돌아서는 그림이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하지만 실상은 너무나도 달랐다. 고바이오랩의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억원, -16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억원 늘었다. 하지만 회사가 제시한 전망과의 괴리는 상당하다. 흑자 전환은 커녕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래픽=인포스탁데일리
이러한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2022·2023년 매출은 700억원을 돌파하고 2024년 매출은 1100억원을 웃도는 게 고바이오랩이 제시한 숫자다. 2024년 영업이익은 800억원대까지 치솟는다. 마찬가지로 이 또한 터무니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 2022년 고바이오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6억원, -203억원이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00억원대다. 기업이 제시한 수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남은 4분기를 고려해도 추정치를 달성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의 전망이다.
실망감은 단순 숫자에서만 비롯되는 건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이 가이던스와전혀 다른 게 문제의 본질이다. 고바이오랩은 IPO 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핵심으로 어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적의 절대적 기여를 하는 사업은 건강기능식품이다. 기업 가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사업에서의 성과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진입장벽이 매우 낮기 때문에 매출을 일으키려는 기업들이 손쉽게 진입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경쟁력으로 보고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래픽=인포스탁데일리
이러한 IPO 부풀리기 탓에 주주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고바이오랩 주가는 최근 5000원대다. 공모가인 1만5000원 대비 1/3 수준이다.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 기대감으로 6만원대 진입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적에 대한 실망감과 더딘 회복세 탓에 주가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고바이오랩 상장 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부풀리기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민감한 이슈”라며 “IPO 수수료를 챙기는 주관사와 공모 자금을 확보하는 기업은 엉터리 숫자로 투자자를 호도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련해 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며 “왜곡된 수치를 제시해 주주에 피해를 주는 기업에는 페널티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주관사 외 기관의 추정치 검토 의무화 △추정치와 실제 수치 사이 괴리율 따른 페널티 부과 등이 언급되고 있다.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지배주주·특수관계인 지분 매각 등에 따른 혜택 축소(양도소득세 면제 등) △지배주주·특수관계자·경영진 등에 대한 적격성 심사 강화(불공정 거래 이력 등) 등도 개선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안호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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