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 증권사 "대미 광물수출 통제 이제 시작…희토류까지 확대"
[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의 무역 보복이 희토류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의 고강도 수출 규제에 맞서 중국도 첨단 기술 소재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서면서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국영 증권사 중신증권(Citic Securities)은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안티몬, 초경질 소재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금지하고 흑연을 통제하는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확대될 경우 희토류를 포함한 수십 가지 원자재 수출 규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광물 자원의 전략적 역할을 확보하기 위한 시작 단계라는 설명이다.
중신증권은 중국이 희토류 17개 원소를 포함한 텅스텐, 몰리브데넘, 티타늄, 주석, 인듐, 크로뮴, 탄탈럼, 나이오븀, 세슘 등 10개 광물을 수출 제한 후보로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이들 자원은 군사·첨단 기술 제조에 필수적인 광물로, 미중 간 무역 분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수출통제법과 기타 법률에 따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갈륨과 게르마늄, 안티모니, 초경질 재료와 관련된 이중 용도 품목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다며 특히 군사용 수출을 금지했다.
갈륨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더, 전기자동차 등에 쓰인다. 게르마늄은 광섬유 통신과 야간 투시경,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등의 소재다. 중국은 세계 갈륨 생산량의 98%, 게르마늄 생산량의 68%를 차지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추가 수출 통제 발표 하루 만에 나왔다. 이는 미국이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산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외국 기업이 생산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 가동에 필요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은 이번 조치로 미국과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전략적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중 간 새로운 무역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전쟁은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응해 수출 통제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에 달하는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금속 공급의 6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수출 통제가 미국과 동맹국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가 오히려 미국과 동맹국의 공급망 다변화를 촉진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이 지난해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행한 이후, 미국은 해당 광물의 중국 수입을 완전히 차단하고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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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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