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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터에 공 넘어간 고려아연 분쟁, 앞으로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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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캐스팅보터에 공 넘어간 고려아연 분쟁, 앞으로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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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스스로 철회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향후 주주총회 표대결로 판가름 나게 됐다. 현재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확보한 지분율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앞서며 유리한 입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중요한만큼 아직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후 지분구조 변화가 복잡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MBK와 영풍 연합이다. 이들은 공개매수를 통해 5.34%를 확보했고 이후에도 장내매입을 통해 1.36%를 추가로 확보하며 총 지분율을 39.83%로 끌어올렸다.

최윤범 회장 측의 지분율은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당초 최 회장 일가와 백기사인 베인캐피탈, 기존 우호세력까지 합하면 35.4%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MBK·영풍과 격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일부 우호세력의 이탈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변했다.

대표적인 최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유 중이던 지분 0.8%를 전량매각했고 지분 0.7%를 보유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주식 일부를 처분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따라 MBK·영풍과 최 회장 측의 지분율 격차가 당초 2~3%포인트 수준에서 5%포인트 이상을 벌어졌다는 관측이다. 만약 추가적인 이탈이 이어질 경우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12.27%)와 경원문화 재단이 보유한 지분(0.04%)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주총 표대결 결과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캐스팅보터 내 지분율 변화다. 당초 7.83%를 보유해 주총 표대결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은 최근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한 이후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현재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5%대로 줄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기타 소액주주들이 가진 지분은 5.52%로 추정되는데 MBK 측이 임시 주총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장내매입에 나설경우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주총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던 국민연금이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 지도 변수다. 고려아연이 추진했던 유상증자가 주주가치를 훼손한 결정이었다는 여론에 동조할 가능성을 베재할 수 없어서다.

최 회장은 전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주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에 맞서 현 경영진을 지지해달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캐스팅보트를 쥔 기관투자자와 주주분들께서 누가 이 회사를 더 좋은 회사로 만들것인가를 생각하고 주총장에 오실 것"이라며 "이분들의 지원이 모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주주친화 정책을 앞세워 캐스팅보터인 기관투자자·외국인투자자·소액주주들의 표심을 돌려보겠다는 취지다.

우선 최 회장 스스로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에 맡겨 독립성을 강화하고 자신은 경영에만 전념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외국인 주주와 해외 투자자와의 소통과 의견 수렴 강화를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을 이사회 구성, 주요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도록 MOM과 같은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MBK와 영풍이 최근 법원에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허가신청의 심문 기일은 오는 27일 열린다. 업계에서는 12월이나 내년 1월께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MBK는 임시 주총 안건으로 14명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집행 임원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주총이 열리면 해당 안건을 놓고 표대결이 펼쳐진다.

양측은 주총까지 남은 기간 주주 설득과 장내 지분매입 등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LG, 한화 등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을 우호세력으로 포섭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화는 최 회장 측의 확실한 우호세력으로 평가받는 반면 현대차와 LG는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최 회장 측이 기보유 중인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에 매각해 의결권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어떻게 활용할 지 전혀 결정된 바 없다"며 "여러 상황을 보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결정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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