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환율 1400원 시대 열리나, 지나친 경계 자제
전문가들은 1400원대 환율 가능성을 열어두되, 지나친 경계보다는 환율 정책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차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1400원대를 중심으로 한 등락 내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 1400원대 안착 가능성 커지는 형국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의 1400원 안착에 무게를 두는 배경으로 트럼프 정책 리스크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인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 달러 강세를 지지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내년 1월 취임과 함께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집권 1기의 경험과 더불어 레드 스윕이 현실화되고 있어 관세 등의 공약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음은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 강화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 내지 승자독식 게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정책에 대한 수입 수요 둔화 우려가 있지만 골드만삭스의 경우 트럼프 감세 효과로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향후 2년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성장률 흐름을 보더라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여타 주요국 성장률을 압도하고 있음도 달러화 강세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통화정책 기조 불확실성 리스크와 달러화 흐름에 대항할 통화가 부재하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 1400원 안착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박 연구원은 "위안화 역시 약세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전인대 상무위에서 10조 위안의 재정 부양정책을 발표했지만 주로 지방정부의 부채 조정에 초점을 두었을 뿐 실물 경기부양을 위한 카드는 아끼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국내 경기 여건도 원화를 지지하기에는 취약한 상황이다. 3분기 GDP 성장률 쇼크에서 보듯 국내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그 동안 국내 경기를 지탱하던 수출 경기가 둔화될 수 있음은 무엇보다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특히, 내년 관세 충격이 현실화된다면 대미 수출은 타격을 받을 여지가 크다는 점은 국내 경기에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정책이 변화 혹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한 통상압박 여부에 따라 달러화 추세가 변화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1400원대 등락 혹은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400원 환율에 지나친 경계감보다는 환율 정책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국내적으로 물가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고 신용위험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여타 주변국 통화가치와 보조를 맞출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불투명하다는 입장에서 원화 환율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성도 있는데 관세 충격을 환율을 통해 일부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을 전후해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 1400원 안착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지만 이를 또 다른 위기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하락폭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 경기부양 기대 지속이 필요하다"며 "최근 중국 내수 경기의 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가 일부 유입된 가운데, 이번 주 광군제 소비 결과가 양호할 경우 중국 투자심리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가파르게 하락한 원화가치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주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와 남아있는 지정학 리스크는 단기 환율 하락 제한 요인"이라며" 미 경기 펀더멘털과 인하 사이클을 감안했을 때, 현재 환율은 여전히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판단하나, 이러한 점들은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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