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추격하는 ‘현대차’…美 전기차 불황에도 판매량 10만대 ‘고지’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 연간 누적 판매 10만대 달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며 테슬라에 이어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누적 9만1348대 판매…전년비 30.3% 증가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9만134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7만111대를 판매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3% 증가한 수치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 공제 축소, 저가 전기차 출시 지연, 고금리로 인한 소비자 부담 가중 등의 요인으로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대폭 둔화된 가운데 GM(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미국 주요 업체들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3분기 누적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2024년 1~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5%로 10%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2022년 2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65%를 차지하며 우위를 선점하던 테슬라는 같은 기간 49.8%까지 낮아졌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 성장을 이끄는 차종은 단연 아이오닉 5다. 현대차 (KS:005380) 아이오닉 5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총 3만318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306대에 비해 19.8%가 늘어났다. 이어 아이오닉 6(9097대), 코나 EV(4212대), GV70 전동화 모델(2343대) 등이 미국 시장의 판매를 견인했다.

2014년 美 전기차 시장 발들인 현대차·기아…E-GMP 시스템 인기 견인

현대차·기아는 2014년 기아 쏘울 EV를 시작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17년 현대차 아이오닉 EV를 출시했다.

진출 초기 평균 1000대 수준이던 현대차·기아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코나 EV, 니로 EV 출시를 기점으로 7772대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1만9590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미국 시장 내 연간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이와 같은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2022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 5, EV6, G80 전동화 모델, GV60 등의 전기차 출시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 결과 2022년 연간 판매는 전년 대비 무려 337.5% 증가한 5만8028대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GV70 전동화 모델, EV9이 라인업에 추가되며 9만4340대로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2025년 ‘성장’ 전망…본격적 판매 확대 추진

내년 미국 전기차 시장은 혼다, 닛산 등 아시아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판매 확대 전략,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보다 성장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성장’ 전망…본격적 판매 확대 추진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 성장세를 연말까지 이어가는 동시에, 내년에도 전기차 판매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우선 10월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본격 가동하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을 쏟는다. HMGMA는 향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을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HMGMA 본격 가동으로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EV9를 비롯해 IRA에 따른 보조금 수령이 가능한 차종이 늘어나게 되면 판매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신차 투입으로 전기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아이오닉 9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기아는 11월 LA오토쇼에서 최초 공개되는 아이오닉 9을 필두로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