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계대출 ‘꽉’ 막힌다···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2% 증가 전망에 ‘대출 혹한기’ 우려

투데이코리아 - ▲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속되는 동시에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2%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당분간 ‘대출 절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과의 사전 협의 과정에서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로 2%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전망한 내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4.0%의 절반 수준이다. 실질 GDP 1.9%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예년의 명목 성장률 이내 관리 관행과 비교해 더욱 보수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포용적·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기조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들의) 영업 행태를보면, 주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땅이나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먹는 것이 주축 아니냐”며 은행권의 가계대출 중심 영업 관행을 지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속해오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가계대출 증가액(누적)은 전년 말과 비교해 7조4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관리 목표치(8조69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 일제히 대출의 문턱을 높이며 관리에 들어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은행들은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동시에 대출모집인을 통한 영업이나 모기지보험(MCI, MCG) 연계 대출도 상당 부분 제한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잔액은 전월 말과 비교해 2617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관련 추세가 지속된다면 주담대 잔액은 월간 기준 1년 9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지속되는 동시에 금리마저 상승세를 보이며, 내년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져 ‘대출 혹한기’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달 19일 기준 5년 만기(무보증·AAA) 은행채 금리는 연 평균 3.51%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8월 14일 이후 0.7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은행채 금리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 산출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도 세 달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 2.81%로, 전 월과 비교해 0.2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대출 시점부터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된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도록 설계돼, 이자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 2020년 말 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금리가 연 2% 수준이었으나, 올해 금리 재산정이 이뤄져 현 시점의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를 반영해 더 높은 수준의 금리가 형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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