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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철 현대건설 현장소장 "필리핀 균형발전 초석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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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인터뷰] 박종철 현대건설 현장소장 "필리핀 균형발전 초석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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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필리핀)=김노향 기자] 필리핀 북부 클락부터 수도 마닐라의 위쪽 말롤로스까지 철도 교량 17㎞를 건설하는 남북철도 제1공구 현장은 해가 뜨는 6시부터 공사 준비가 완료된다. 남북철도 제1공구 현장에는 현대건설과 동아지질, 메가와이드 조인트벤처의 직원들과 현장 노동자 18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국과는 시공 방식이 다른 교각 형태로 건설되는 남북철도는 고난도의 공법을 요구한다. 교각을 건설하기 위해 지반에 구멍을 뚫고 말뚝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교량 상부를 지지하는 상판을 제작해 조립한다. 개당 2.5m 길이와 50~60t(톤) 무게인 세그먼트(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어야 한다.

사무 직원들뿐 아니라 공사 노동자의 숙소와 병원이 구축돼 있고, 공사 부품 제작과 운반·조립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광활한 대지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현장에 약 460개 교각과 부대 건물 13동, 정거장 2개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10월11일 남북철도 제1공구 현장사무실에서 만난 박종철 현장소장은 "강이 많은 필리핀 지형 특성상 교각 철도를 시공하는 방식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다. 지하 철도 대비 공사비를 줄여 경제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사 노동자들의 급여가 필리핀 사무직 평균 대비 1.5배 이상 수준이어서 일자리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고 안전한 시공을 위해 현장에 공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수 장비를 이용해 공사 시간과 비용을 줄였습니다. 발주사인 필리핀 정부로부터 기술력뿐 아니라 안전성을 인정받아 남북철도 남부구간 남부도시철도 4·5·6공구의 추가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건설은 2020년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를 수주해 이듬해인 2021년 착공했다. 2027년 말 공사가 완료될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은 50.6%다.

박 소장은 "지상 철도와 비교하면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범위가 적지만 그래도 교량 양쪽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소음 문제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사장 인근 민가를 철거하기 위한 이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사유지 지주 보상과 불법 주거민의 공공주택 이주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유사한 공공주택제도를 확대해 시를 벗어나지 않는 이주를 지원한다는 게 필리핀 정부의 방침이다.

1980년대 초 해외 건설시장에 진출해 이라크 최초 고속철도를 건설한 현대건설은 필리핀과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공사 실적을 쌓았다. 향후 필리핀의 철도뿐 아니라 도로 건설사업 수주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필리핀인의 상냥함과 한국 기업을 좋아하는 성향, 그리고 뿌리깊은 가톨릭 신앙으로 문화 차이가 크지 않아 파견 직원들의 생활 환경이 매우 좋습니다. 앞으로 필리핀 사업이 더 늘어 현장이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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