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지연에 칼 뺀 사법부…145억 들여 ‘AI 판사’ 들인다

고질적인 재판 지연 문제로 몸살을 앓던 사법부가 인공지능(AI)에서 해법을 찾는다. 판사 한 명이 독일의 5배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판결문 작성과 법리 검토를 돕는 ‘AI 판사 보조원’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업무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디지털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KT는 대법원과 ‘재판업무 지원을 위한 AI 플랫폼 구축 및 모델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총 145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고 2025년 7월 2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의 목표는 명확하다. 재판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극대화해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향후 약 4년간 법률에 특화된 AI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 AI 플랫폼은 판사가 사건을 검토할 때 관련 법령과 과거 판결문을 즉시 찾아주고 복잡한 재판의 쟁점을 자동으로 추출해 요약해준다. 판결문 초안 작성까지 지원하며 판사의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 모든 판사에게 AI 비서가 한 명씩 생기는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KT가 주사업자를 맡고 법률 AI 분야의 강소기업들이 힘을 합친 ‘드림팀’이 이끈다. 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 2.0’을 법률 특화 버전으로 고도화해 제공한다. 여기에 국내 최대 판례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엘박스의 리걸테크(Legal-tech) 노하우와 코난테크놀로지의 데이터 검색·분석 기술이 더해져 시너지를 낸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공공기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KT의 미래 AI 사업 전략에도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KT는 가장 보수적인 조직으로 꼽히는 사법부의 핵심 업무에 자체 AI 모델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이번 사례를 발판 삼아, 향후 정부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B2G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는 공공 분야의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통신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한다.
KT Enterprise부문 공공사업본부장 유용규 전무는 “KT가 보유한 AI 역량을 집약해 사법행정의 실질적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믿:음 2.0’을 중심으로 공공기관에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AICT 컴퍼니로서 국가 사법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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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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