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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무죄] 대법 ’부당합병’ 무죄 확정…사법리스크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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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이재용 회장 무죄] 대법 '부당합병' 무죄 확정…사법리스크 벗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회장이 10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의 족쇄를 완전히 벗었다. 2020년 9월 기소된 지 4년 10개월 만에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리스크 털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 전직 임원 13명에게도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하고,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를 조작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합병의 주된 목적이 오로지 이 회장의 승계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합병에 사업적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파급 효과가 큰 공소 사실을 추측, 시나리오, 가정 등에 의해 형사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법원 역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능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한편 이번 사건은 2018년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며 시작됐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9월 기소를 강행했으나, 1심부터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부터 이어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공식적으로 일단락되면서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KS:207940)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5년에 걸친 충실한 심리를 통해 현명하게 판단하여 주신 법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재계도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대한상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면서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해당 기업의 경영 리스크 해소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제인총연합회도 "대법원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무죄 판결을 통해 삼성전자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미국발 관세문제, 저성장 고착화 등 수많은 난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 우리 경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 기계적 상고 우려 여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넘게 이어진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재계 전반에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 경영을 옭아매는 과도한 사법리스크 문제를 해결하고, 검찰의 ’관성적 상고’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장기간의 사법 리스크가 기업 경쟁력에 미친 상흔이 크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회장과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지난 10년간 이어지며 기업에 미치는 피해가 컸다"며 "그 사이 중국, 대만 등 경쟁사만 성장했고 삼성의 기업 가치는 하락했다.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부터 이번 사건까지 100회가 넘는 재판에 출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삼성의 미래 전략은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1·2심에서 이미 무죄가 선고된 사건을 새로운 증거나 법리 없이 대법원까지 끌고 가는 검찰의 ’관성적 상고’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형식적으로 상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러한 관행이 기업인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우려했다.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검찰의 상고권 남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미국 연방헌법은 ’이중 위험 금지’ 조항을 통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에 대해 검사가 항소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이는 사법 자원의 낭비를 막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제도적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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