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두산 합병, 정정 신고서 면밀 심사… 근거 구체적 기재 요구"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은 31일 금감원 본원에서 진행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두산이 채택한 합병 가치 산정 방법이 수익 가치 산정 모형에 부합한다는 근거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재했다고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당국이 특정한 방법을 따르도록 지정할 순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감원이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회사는 어떠한 방법을 왜 썼는지에 대해 자세히 기술해 투자자들이 그에 따른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하면 된다"며 "두산이 채택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근거를 기술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회계법인을 바꿨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 표명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두산그룹 사업 구조개편 문제에서 수차례 거론되는 합병 가치 산정 문제에 대해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함 부원장은 "두산의 구조 개편 과정에서 제기된 평가액 산정 방식 문제점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위든 시장이든 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제도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함 부원장은 "두산그룹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밸류업 계획과 두산밥캣과의 합병의 신중한 추진, 주주 보호 방안을 발표한바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행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7월 금융 당국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합병 및 주식교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산밥캣 가치 저평가로 소액주주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금감원도 합병 신고서의 주요 사항 기재가 불분명하다며 두 차례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두산 그룹은 지난 21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정한 합병비율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재산정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금감원의 두 번째 정정 요구에 지난 30일에 재차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금감원은 해당 정정신고서를 검토한 뒤 내달 8일까지 정정 요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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