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톺아보기] 공급 우려 속 소폭 상승…WTI 65.52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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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시장이 짙은 안갯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공급망 불안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소폭 상승했으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부담감이 유가 상단을 억누르며 전반적으로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시장 참여자들은 뚜렷한 상승 또는 하락 요인을 찾기보다,
서로 힘겨루기하는 재료들의 영향력을 저울질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WTI 8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 대비 0.28달러(0.43%) 상승한 배럴당 65.52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은 0.04달러 오른 배럴당 67.77달러로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으며 중동 산유국들의 수출 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0.80달러 오른 68.46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의 투자 심리를 미약하게나마 끌어올린 것은 공급 측면의 불안감이었다. 특히 북미 지역의 에너지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향한 압박성 발언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과거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 중단 사례처럼, 정치적 변수가 북미 대륙의 원유 수송 및 공급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전통적인 화약고인 중동과 동유럽의 정세 역시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 내 산유국들의 정치적 마찰이나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핵심 수송로의 긴장 고조 가능성은 언제든 유가를 급등시킬 수 있는 뇌관으로 남아있다. 시장은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제 원유 생산이나 운송 차질로 이어질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유가의 상승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단연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는 두 가지 경로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사진=연합뉴스
첫째는 ’강달러’ 현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가치를 높여, 달러로만 거래되는 원유의 실질적인 가격을 끌어올린다. 이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원유 수입 부담을 가중시켜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는 ’경기 둔화’ 우려다. 고금리 정책은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킨다. 실물 경제가 둔화되면 공장 가동과 운송이 줄어들어 원유 수요 자체가 감소하는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공급 불안과 긴축 우려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시장은 수요 측면의 변수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세는 유가에 긍정적인 요소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제조업 활동과 인적 이동이 활발해진다면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생산 정책 또한 시장의 핵심 변수다. OPEC+는 유가 안정을 명분으로 감산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공급을 줄여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반대로 유가가 과도하게 오를 경우 증산을 통해 시장을 조절할 수도 있어, 이들의 향후 회의 결과와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국제유가는 강세 요인(지정학 리스크, 中 수요 기대)과 약세 요인(美 긴축, 경기 둔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한 전문가는 "시장이 한쪽으로 쏠리기보다는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하기 전까지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나 돌발적인 정치적 사건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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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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