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을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룹 전체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가능성을 대비해 이재용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KS:) 인적 분할 결정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였던 바이오시밀러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동안 이해상충 우려가 있었고, 각 사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온전한 평가를 못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번 분할로 고객사와 투자자의 우려를 불식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는 한편 경쟁이 심화하는 글로벌 수주 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할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오는 9월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인적분할에 대한 승인을 받고, 오는 10월1일 분할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은 오는 10월29일 이뤄질 예정이다.
◇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부각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이 최대 주주로 약 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분할 이후에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재편의 포석이라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현재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삼성물산 or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KS:) 지분 8.6%다.
◇ 민주단 집권시 ’삼성생명법’ 못 피한다최근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삼성생명법’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유 한도를 총 자산의 3%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8.6%를 시가로 평가해 계산하면 대략 삼성전자 주식 약 18조원어치를 처분해야 한다.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 인적분할 후 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발의됨에 따라 대선 이후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슈가 재점화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향후 법개정 진행 추이를 살펴봐야 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전반의 이슈와 맞물려 진행될 것이기에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지분스왑의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하게 되는 바이오(혹은 홀딩스) 지분가치가 총 자산의 3%를 초과해 보험업법 위반사유가 발생하기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