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③HPSP 매각 안갯속…승자는 ‘한미반도체·곽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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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기자] 반도체 전공정 열처리 기업 HPSP의 매각이 오리무중 상태다.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매도자와 인수자 사이 눈높이 괴리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주가가 6만원대를 넘볼 정도로 가파르게 치솟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투자 심리는 차갑게 식은 모습이다. 지난해와 같은 주가 추이를 기록할 지를 두고 다소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주가 대비 높은 가격에 지분 일부를 처리한 투자자만이 쏠쏠한 차익을 실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HPSP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최근 HPSP 주가는 2만2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주가 추이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최근 3년 사이 주가는 1만원대에서 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불과 1년 반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로부터 1년 반의 주가 추이는 전혀 다른 행보다. 6만원대를 찍은 주가는 이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HPSP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인 배경은 산업 내 독점 지위다. HPSP는 웨이퍼 결함을 개선하는 고압 어닐링(annealing) 장비를 주요 회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자연스레 그 지위는 실적으로 직결됐다. 지난해 HPSP 매출액은 약 1814억원이다. 최근 3년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900억원대 영업이익과 8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률이 50%대에 육박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비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두 자리 수라는 건 대단하게 평가 받을 일”이라며 “일반적으로 고객사로부터 수주 받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장비 회사끼리의 경쟁을 고려하면 장비 기업이 높은 마진율을 기록하기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에이치피에스피(HPSP) 어닐링 장비 소개. 자료=HPSP IPO IR BOOK
하지만 이러한 독점 구조 기반의 주가 추이에 점차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최근 2만원대까지 주가가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시가총액의 배 수준으로 몸값이 거론된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자연스레 M&A도 중단된 상태다. 매도자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잠잠한 상태다. 최근 리캡(자본재조정)을 진행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앞으로의 주가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주가 수준이 재현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주가 수준이 과도한 면이 있고 독점적 지위 또한 흔들리고 있어서다. 지난달 특허심판원이 예스티가 청구한 두 건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파에서 예스티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1월 특허심판원이 HPSP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약 반 년 만에 완전히 결과가 뒤집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에 훈풍이 불면서 주가가 대체로 우호적 흐름을 탔으며, 그 가운데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우수한 수익률까지 겸한 HPSP는 더욱 더 우호적 평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주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인식이 퍼졌고, 공매도 재개 이후 주가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주가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꽤나 퍼져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주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엑시트(exit)한 투자자에 시선을 두고 있다. 고점 대비 떨어졌지만 최근 주가보다는 확연히 높은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한 의사결정이 매우 현명했다는 평가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와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지난해 적극적으로 HPSP 지분을 팔면서 꽤나 쏠쏠한 차익을 실현했다”며 “지난해 수준으로 HPSP 주가가 회복할 만한 재료는 경영권 매각 외에는 현재로서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미반도체나 곽 회장은 아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M&A가 다시금 본격화되어 주가가 오를 때 나머지 지분을 처리하는 식으로 지분을 처리하는 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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