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과징금 271억원 취소…업계 "당연한 일"

서울고등법원이 2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른바 ’콜 몰아주기’ 행위에 대해 부과했던 271억 20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전부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 택시 ’카카오 (KS:035720) T 블루’에 일반 호출 택시보다 우선적으로 배차했다는 공정위의 주장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법원이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알고리즘의 특성과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 "시장지배력 남용" vs 카카오 "효율성 위한 당연한 결과"
공정위는 2023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시장의 압도적 지배력을 이용해 배차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줌으로써 비가맹 택시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공정 경쟁을 저해했다며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에 인위적 우선권 부여 (예: 6분 내 가맹 택시 우선 배차) ▲콜 수락률 높은 기사 우선 배차 시스템(구조적으로 가맹 택시에 유리) ▲1km 미만 단거리 배차를 AI 우선 배차에서 제외·축소하는 방식 등으로 가맹 택시 사업을 부당하게 확장했다고 봤다. 또한,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 2021년 중순경 알고리즘을 비밀리에 변경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발했다. 배차 알고리즘은 사용자 편익 증진과 효율적인 배차 시스템 운영을 위한 것이며, 특정 택시 그룹을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특히 가맹 택시의 높은 콜 수락률과 승객 대기 시간 단축 등 운영상의 특성으로 인해 더 많은 배차가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이는 오히려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는 주장을 펼쳤다.
나아가 배차 알고리즘에 가맹 택시 여부가 직접적인 결정 요소로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법원, 카카오 주장에 힘 실어… "회복 어려운 손해" 이미 예견
법원의 구체적인 판결 이유는 아직 상세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과징금 취소 결정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장해 온 사용자 편익 증진 및 운영 효율성 논리에 법원이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법원이 공정위가 제시한 알고리즘의 인위적 차별이나 경쟁 제한 효과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거나, 카카오모빌리티의 효율적인 배차 시스템 운영 논리를 더 타당하다고 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은 이미 2023년 8월, 본안 소송 판결 시까지 공정위의 시정명령(알고리즘 수정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시정명령을 즉시 이행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본안 소송에서 양측의 주장을 신중하게 따져볼 만한 내용이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
공정위 처분의 정당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과징금 취소 판결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과 규제의 균형점 찾아야"
이번 판결은 카카오모빌리티에게는 약 271억 원의 재정적 부담을 덜고, 알고리즘 운영과 관련된 법적 리스크를 일부 해소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모든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 콜 차단 혐의(과징금 151억 원, 공정위 자체 조정 후 유지)나 회계 처리 문제 관련 검찰 수사 등 다른 사안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공정위로서는 규제 권한 행사에 대한 사법부의 견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향후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 기반 행위에 대한 경쟁제한성 입증에 더욱 정교한 논리와 증거 확보가 필요하게 됐다. 빅테크 기업 규제를 위한 전문성 강화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AI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플랫폼의 효율성과 사용자 편익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시장 지배력 남용이나 불공정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정책 당국과 사법 시스템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한편 공정위는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상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과징금 취소와 별개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다른 사안들은 계속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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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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