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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한국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IT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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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우버는 한국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IT큐레이션]

글로벌 모빌리티 공룡 우버가 한국 시장에서 또다시 고독한 도전에 나섰다. 티맵모빌리티와의 합작법인 ’우티(UT)’ 운영이라는 실험을 마치고 지분 전량 인수를 통해 ’우버 택시’ 브랜드를 전면에 내걸며 100% 독자 생존 체제를 선언했으나 생각보다 폼이 올라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이래 십여 년간 견고한 규제 장벽, 기존 산업의 거센 반발, 그리고 ’카카오 (KS:035720) T’라는 압도적인 토종 경쟁자의 그늘 아래 수많은 부침을 겪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이런 가운데 독자 노선 강화가 과연 한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2등 사업자’로의 도약, 나아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험난했던 초기, ’글로벌 스탠다드’의 오판과 규제의 벽

2013년. 스마트폰 기반의 차량 호출 서비스라는 혁신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의 시작은 화려했지만 곧바로 암초에 부딪혔다. 핵심 서비스였던 ’우버X’(개인 차량 운전자와 승객 연결)는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철퇴를 맞았고 서울시 등 규제 당국의 강력한 단속 대상이 되었다. 

고급 차량 서비스인 ’우버 블랙’ 역시 초기 렌터카 기반 운영 모델의 법적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우버의 "일단 서비스를 출시하고, 시장 반응을 본 뒤 규제를 협상한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방정식은 한국에서 통하지 않았다. 특히 정부 주도의 강력한 시스템 정비 능력과 사회적 합의를 중시하는 문화적 특수성, 그리고 이미 잘 조직화되어 생존권 사수를 외치는 택시 산업의 강력한 반발은 우버가 간과했던 ’한국적 현실’이었다. 

시장을 선점해 기득권을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규제를 바꾸려던 시도는 기존 산업과의 ’상생’보다는 ’대체’를 앞세운 공격적 모델에 대한 거부감과 맞물려 초기 실패의 핵심 원인이 되었다.

한국 시장의 고유한 특성과 규제 환경, 기존 산업 구조의 견고함에 대한 전략적 이해 부족과 명백한 비즈니스 전략의 실패였다. 백악관 출신 참모도 우버 택시의 실패를 막을 수 없었다.

송진우 우버 코리아 총괄. 사진=연합뉴스

우티 설립과 결별, 그리고 재도전

초기 시장 진입의 쓰라린 경험 이후 우버는 전략적 수정을 감행했다. 자신들의 실패를 계기로 영악하게 판을 읽은 카카오 T가 시장을 장악한 2021년 SK스퀘어 계열사인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합작법인 ’우티’를 출범시킨 것이다. 

티맵의 방대한 지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기술,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카카오 T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였다.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 지분을 보유한 이 합작은 당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는 내밀한 속사정이 있다.

글로벌 우버는 트래비스 칼라닉 시절, 정확히는 팬데믹 전 자율주행차 및 기타 모빌리티의 미래에 공격적으로 배팅한 바 있다. 그러나 칼라닉이 물러나고 팬데믹이 시작되자 미래 모빌리티 혁신 전략은 대부분 잘라내고 콜 호출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변신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도 입체적인 전략을 걷어내고, 이색적인 한국 특유의 플랫폼 택시 전략을 배우려는 쪽으로 선회했다.

정부와 택시업계 마피아들의 괴랄한 합의로 탄생한, 나아가 ’우버의 실패서 배운 카카오 T의 실패로 탄생한’ 한국형 플랫폼 택시를 테스트하는 실험장으로 한국에 접근했다는 뜻이다. SK스퀘어 계열사인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합작법인 ’우티’를 탄생시킨 진짜 배경이다.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다만 현실적인 시너지의 부재를 해결하지 못했다. 두 기업이 만났으나 시장과 사용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특이점’은 없었기 때문이다.

기대와 달리 우티는 시장 판도를 바꾸는 데 역부족이었고 지속적인 적자는 티맵모빌리티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2024년 말 우버는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우티 지분 49% 전량을 약 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 올해 초부터 우티는 우버의 100% 자회사가 되었다. 이와 함께 서비스명도 합작 시기의 ’우티’에서 글로벌 브랜드인 ’우버 택시’로 변경하며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

명백한 실패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우버가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성장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도 명확히 보여준다. 합작이라는 다소 우회적인 방식을 벗어나 직접적인 운영권과 신속한 의사결정권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공격적이고 유연한 시장 대응을 하겠다는 포석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과거 합작 파트너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현지 시장 지원 없이, 오롯이 우버의 역량만으로 거대 공룡 카카오 T와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더 큰 책임과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T 제국’ 속 미미한 존재감

우버의 야심 찬 독자 생존 선언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T’는 시장 점유율 90~95% 이상을 장악하며 사실상 ’모바일 호출 제국’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기준 카카오 T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289만 명에 달하는 반면, 재출범한 우버 택시의 MAU는 약 59만 명으로, 카카오 T의 4.6% 수준에 불과하다.

한때 우버는 전년 동기 대비 이용자 수가 80%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성장세를 과시하기도 했으나, 이는 워낙 낮은 기존 점유율에서 비롯된 통계적 효과이거나, 우티 인수 및 리브랜딩과 연계된 단기 프로모션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우버 택시의 MAU는 2024년 12월 정점을 찍은 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기도 해, 사용자 기반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방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 T의 성공은 단순히 앱의 기능적 우수성을 넘어,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등 한국인의 디지털 생활 깊숙이 파고든 ’카카오 생태계’의 힘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사용자들은 이미 익숙한 카카오 인터페이스와 결제 시스템 안에서 자연스럽게 카카오 T를 이용하는 강력한 사용자 습관을 형성했으며, 이는 더 많은 택시 기사를 유인하고 배차 성공률을 높이는 선순환, 즉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주차,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등을 아우르는 ’슈퍼 앱’ 전략은 사용자 록인(Lock-in) 효과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이 우버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경험(UX)이 국내 환경에 비해 다소 불편하거나 위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것과 명백히 비교된다.

사진=연합뉴스

우버의 전략은?

우버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로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카카오 T와의 전면적인 점유율 경쟁보다는, 우버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특정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집중 공략하는 ’부티크(boutique) 모빌리티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명확한 기회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외국인 관광객 및 비즈니스 여행객, 국내 거주 외국인 커뮤니티 공략이다. 이들은 자국에서의 우버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별도의 학습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우버 블랙’, ’우버 컴포트’, ’우버 그린’ 등 고급 및 특화 서비스를 통해 일반 택시 이상의 고품질 이동 경험을 원하는 특정 내국인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도 있다.

우버의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친 칸살이 언급한 ’통근 허브(Commute Hub)’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 도입도 중요한 변수다.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기존 대중교통이나 택시가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하는 특정 통근 수요를 흡수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한국의 복잡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규정을 어떻게 준수하며 합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버의 글로벌 핵심 전략 중 하나인 자율주행(AV) 기술 도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비전이다. 한국 정부가 2027년 완전자율주행(레벨 4)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우버 역시 파트너십을 통한 AV 기술 확장을 강조하고 있어,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 현지화 및 실증 사업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과거부터 지속된 누적 손실로 인한 수익성 문제 해결, 카카오 T에 비해 현저히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 제고, 그리고 안정적인 운전자 파트너 확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특히 운전자와의 상생 관계 구축은 서비스 품질 유지의 핵심이며, 경쟁력 있는 수입 보장과 합리적인 수수료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송진우 전 우티 대표의 연임 불발 등 리더십의 안정성 문제 역시 일관된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버 코리아의 성공을 위해 다음의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첫째, 단순한 언어 번역을 넘어선 철저한 ’현지화(Hyper-localization)’다. 한국 사용자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UI/UX 개선, 한국 시장 특화 기능 개발, 문화적으로 민감한 고객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둘째, 과거 ’불법’ 이미지와 시장 진입 초기 갈등으로 손상된 ’신뢰 회복’이다. 서비스 안전성, 합법성, 그리고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 기여를 강조하는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셋째, 새로운 서비스 도입 시 ’선제적인 규제 대응 및 협력’이다. 규제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나아가 한국 모빌리티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규제 개선 논의에 참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나아가 한국 시장에서 ’외국계 앱’이라는 인식을 넘어, 한국 소비자와 시장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한국 친화적 서비스’로 거듭나야 한다. 우버의 글로벌 R&D 역량과 자본력은 한국의 특정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의 미래 모빌리티 로드맵과 조화를 이루며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로서는 대규모 시장 점유율 확보라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특정 틈새시장에서의 의미 있는 성공과 수익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경로일 수 있다는 평가다.

어차피 공룡이 존재하기에 판을 흔들기는 힘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우버가 글로벌 무대에서 파격적으로 선보이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더욱 공격적으로 풀어낼 필요도 있다. 정면대결이 어렵다면 잽으로 상대방을 흔들어보기라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마저도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그렇기에 획기적인 전략적 돌파구나 경쟁 환경의 급격한 변화 없이는 한국 시장에서 우버의 영향력 확대는 요원한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우버의 한국 도전사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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