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에도 이어지는 외인 ‘매도 행진’···증시 흔들

지난달 19일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 현장. 사진=윤주혜 기자
국내 증시에서 전 종목 대상 공매도가 5년만에 재개됐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현상은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 첫날인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728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외국인의 거래대금이 1조5434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전날에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공매도 거래대금이 각각 6993억원, 1859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은 각각 6216억원, 1615억원으로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공매도 전면 재개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됐다.
과거 공매도가 재개됐던 2009년과 2011년, 2021년에 외국인의 대량매수로 증시가 상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공매도 재개 후 6개월간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대비 외국인 비중은 ▲ 2009년 16.0%에서 21.8% ▲ 2011년 16.7%에서 21.8% ▲ 2021년 17.2%에서 21.0%로 증가하며, 평균적으로 약 4.9%포인트 확대됐다.
그러나 이번 공매도 재개 이후에는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며, 기대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일 새벽 발표될 보편관세와 4일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겹치면서, 국내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대규모 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홀로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755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는 2150억원을 매도했다. 1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3902억원을 매도했으며, 2일에는 7245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 여파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각각 3%대 이상 하락했다. 지난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91포인트(3.01%) 내린 672.85에 마감했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 “트럼프의 상호 관세 정책이 미국 경기 불확실성과 결합되며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며 “상호 관세 시행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소비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내부적인 요인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선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서 일부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컸고, 이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됨. 특히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2차전지 및 제약/바이오 종목의 낙폭이 두드러졌음. 또한 국내탄핵 판결이 지연되며 정책 공백기가 장기화되는 점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지수는 2400포인트 초중반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업종 중 과도하게 하락한 저밸류 업종(내수주, 반도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 역시 “공매도 영향은 지수보다는 업종·종목에서 강했다”며 “ 대차잔고의 비중 상위였던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유한양행 등 2차전지와 헬스케어 중심으로 큰 낙폭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공매도 재개 영향이 1개월 가량 이어진 점에서 시장 단기 움직임 예측에 최근 등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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