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현대차증권이 쏘아 올린 ‘H사 이슈’…시장 ‘설왕설래’
현대차증권 한미반도체 리포트 일부. 현대차증권 CI.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현대차증권이 문제의 중심에 섰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리포트에 담아내 관련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정 기업이 지대한 비우호적 이슈에 얽힌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탓에 문제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해당 기업이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현대차증권에 대한 신뢰가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8일 ‘한미반도체 : 시장의 오해에 대해 정정합니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냈다. 이는 앞서 작성한 리포트의 일부 내용을 바로잡는 리포트다.
문제가 된 부분은 ‘H사가 TC본더 퀄테스트를 진행해 왔으나 실제 평가 기준 미달로 탈락했음이 확인됐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리포트에서는 이 부분을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인용, 마치 사실을 확인된 걸로 기술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 H사가 한화정밀기계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주가가 반응했다. 한화정밀기계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주가는 장 중 10%대 하락하는 등 맥을 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 리포트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H사라는 두루뭉술한 표현과 더불어 퀄테스트의 탈락 사실도 확실치 않은 걸 리포트에 사실인 마냥 적시했다는 점은 심각한 오류라는 점이다. 실제 한화정밀기계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퀄테스트 탈락설 관련 홈페이지에 반박 자료를 게시했다. 퀄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납품을 할 수 있을 걸로 예상한다는 취지다.
한화정밀 기계 반박 자료(공지글)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의 리포트로 인해 시장에서는 적잖은 혼란이 초래됐다”며 “퀄테스트 여부라는 매우 중요한 이슈를 다루면서 지나치게 두루뭉술한 표현이 쓰였고, 나아가 핵심적인 팩트의 체크조차 되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리포트가 정정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현대차증권이 이번 리포트 건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과의 유착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 리포트가 주가에 미친 영향 탓에 금감원의 조사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었다”며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업이 결탁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움직일 내용을 리포트에 담는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가 거듭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리포트로 인해 손해를 입은 주주들로부터 금감원의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늘어날 수 있다”며 “증권사 리서치 조직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질 수 있으며 특정 기업에는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해당 리포트를 쓴 애널리스트는 나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탈락설의 주체인 기업에 확인하는 기본적 절차를 밟지 않은 점이 의아하다”고 언급했다.
윤서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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