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책 징역 20년·유인책 10년 등 강력 처벌 국내송환 재판 판결문엔 범죄수법 고스란히
지난 주말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연루된 피의자 64명이 국내로 송환된 가운데 동남아시아 범죄조직에 연루돼 국내에서 재판을 받은 이들 10명 중 6명이 징역 3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총책급 관리자에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지인을 협박하고 속여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넘긴 모집책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는 등 엄벌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 다녀온 10명 중 6명 3년 이상 실형=23일 헤럴드경제가 올해 선고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 범죄조직에 연루된 78명 피고인의 29개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이 징역 3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징역 3년 이상 실형은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
피고인들은 ▷범행 전체를 총괄하는 총책 ▷총책의 지시를 받아 조직원들을 관리하는 관리책 ▷피해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투자 사기나 로맨스스캠을 벌인 유인책 ▷유인책을 캄보디아로 데려오는 모집책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받을 계좌를 제공한 자금 세탁책·송금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으로 분류된다. 범죄 가담 정도와 피해액수 등에 따라 형이 선고됐다.
구체적으로 ▷징역 10년 이상 실형 4명(5%) ▷징역 5년 이상 10년 미만 실형 16명(20%) ▷징역 3년 이상 5년 미만 실형 29명(37%) ▷징역 3년 미만 실형 11명(19%) ▷징역형 집행유예 11명(14%) ▷벌금 1명(1%) ▷무죄 2명(2%)였다.
대부분의 피고인은 ‘유인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40명의 피고인들이 주식투자 리딩방을 개설하거나 로맨스스캠 채팅을 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유인했다. 일부 유인책들은 범행에 가담할 다른 한국인들을 모집·관리하거나 자금 세탁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에서 교육을 받은 뒤 한국으로 귀국해 현금을 인출한 이들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사례와 유사하게 지인을 속여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넘긴 모집책은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 엄기표)는 국외이송유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감금)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사기 범행을 지시 받은 피해자가 응하지 않자 ‘너때문에 6500만원 손해를 봤다’며 협박했다. 캄보디아에 2주 동안 머무르며 사업 계약서를 받아오면 채무를 탕감해주겠다며 속였다.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 받은 사례는 약 1년 동안 범죄조직의 사실상 ‘총책’으로 활동한 B씨였다. B씨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프놈펜·우동 지역에서 활동한 거대 범죄조직의 총책급 관리자였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박진환)는 지난 5월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통신사기피해환급법), 범죄단체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는 1년이 넘는 기간 ‘사장’이라고 불리며 한국인 조직원을 모집·관리했고 중국인 조직원들과 유사한 수법의 사기 범행을 계속해서 준비했다. B씨를 보필하면서 모집책으로 활동한 공범 또한 징역 13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다수 심리한 한 현직 부장판사는 “캄보디아까지 간 경우라면 범죄를 인지하고도 가담한 경우가 많아 중형이 선고된다”고 했다.
▶범죄 수법 고스란히…예견된 죽음이었나=판결문에는 동남아 지역 범죄조직 수법이 자세히 적혀있다. 총책-중간관리자-하부조직원으로 이어지는 조직 구성부터 여권·휴대전화를 빼앗고 사설경비원을 배치해 통제하는 등 현재 문제 되는 살해·고문·감금 피해를 예견할 수 있는 정황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캄보디아 현지 주식 리딩방에 가담해 실형을 선고받은 C씨가 가담한 조직은 체계적으로 관리됐다. 캄보디아 프레이벵에 위치한 이 조직은 ‘주식 사이트 관련된 일을 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한국에서 지원자들을 모았다.
근무는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근무시간 동안 유튜브나 영상 시청도 해선 안 됐다. 규율을 어기면 벌금을 내야 했다. 근태 감시를 하는 ‘전기봉’을 든 조직원까지 상주했다. C씨는 조직의 팀원으로서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하부 조직원인 ‘매니저’ 역할을 맡은 점이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조직은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휴식이 금지되기도 했다. D씨는 매일 약 30명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을 벌였다. D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범죄조직이라는 점을 알고도 캄보디아로 향한 사례도 있었다. E씨는 캄보디아 현지 조직원으로부터 ‘자금 세탁’ 등 업무를 제안받고 지난해 8월 출국했다. 본인의 도박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서였다. E씨가 속한 조직은 가상화폐 리딩범죄를 통해 57명의 피해자로부터 무려 104억원을 갈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E씨는 여권을 소지하고 지냈고, 외출도 자유로웠다.
-
등록일 2026.05.27
-
등록일 2026.05.27
-
등록일 2026.05.25
-
등록일 2026.05.23





